LG엔솔 청약 열기, '빚투' 심리 자극할까
[경향신문]
역대급 기업공개(IPO)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 공모주 청약 일정이 다가오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빚투(빚내서 투자)’ 바람이 다시 불 것인지 주목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1~12일 진행한 국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500대 1을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1883대 1), 카카오뱅크(1733대 1)에 버금가는 흥행 성적표다.
오는 18~19일 실시되는 일반 청약 열기도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개인들은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을 받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직장인 황모씨(39)는 “마이너스통장 5000만원과 가족들이 가진 현금을 모두 합해 4억원 정도의 청약 증거금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출발해 상한가를 치는 것)은 못하더라도 공모가보다 주당 20만원씩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당 20만원이 남는다면 대출을 해 볼 만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출을 받아 주식을 하는 ‘빚투’ 바람은 주가가 급등하던 2020년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해, 대형 IPO가 줄을 이었던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의 하나로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면서 신용대출 규모는 최근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조5755억원 감소한 139조5572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에선 계좌당 1주씩 돌아가는 균등배정에만 도전하겠다는 개인 투자자들도 있다. 청약 경쟁이 뜨겁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아예 엄두도 내지 않는 것이다. 직장인 김모씨(36)는 “주변에서 ‘균등배정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들 하는 증권사 계좌를 새로 개설했다”며 “청약 기본단위인 10주에 대한 증거금만 넣어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볼 수 있는 은행 요구불예금이 청약 일정을 앞두고 증권사 계좌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시중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695조2450억원으로, 전달보다 9조3163억원 늘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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