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수장고형 실험 미술관'..화제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설치미술가 이주요
'러브유어 디포' 실현
미술작가들 열정 담긴
작품도 보관료 등 경제논리로
폐기되는 현실 풍자
'미술품 구하기' 프로젝트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1㎞남짓 걸으면 나오는 궁마을공원. 넓은 녹지 공간 속에 주변 풍경을 흡수하며 거울처럼 빛나는, 알루미늄 박스가 한쌍 나타난다.
게다가 이 선반이 안에서 아주 서서히 바닥이 회전하기 시작하더니 5분쯤 지나면 처음 위치로 되돌아온다. 창문 옆에 '러브 유어 디포'라는 제목과 함께 참여한 작가들 이름이 함께 나열돼 있다. QR코드와 함께 안내된 홈페이지로 들어가니 홍승혜·정지현·임민욱 등 개별 작가 30여명에 대한 소개 화면이 좌르륵 뜬다.
지난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설치미술작가 이주요의 작품 '러브 유어 디포'가 현실계에 등장했다. '강남 파빌리온'이란 이름을 달고서.
이 설치작품은 '전시 이후의 작품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문제의식으로 출발한 미술 창고시스템이다.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동시대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설치하고 보관하는 수장고 형식의 이동형 전시를 컨테이너 없이 전시한 적이 있었다. 시장 논리로는 도저히 가치가 매겨지지 않지만 예술 창작 활동 과정에서 생산되는 예술작품을 생애주기 관점에서 문제제기를 한 참신함이 돋보였다.
외관은 무엇보다 컨테이너 재질이 특수 알루미늄으로 외관이 고급스럽고 반사가 잘돼 신묘하다. 프랑스 폐광도시인 랑스에 자리잡은 루브르미술관 분관 건축물과 동일한 재질이라 한다. 건축사사무소 사이시옷이 설계와 진행을 맡았다. 특히 해질 무렵 가보면 주변 풍경을 품으면서 마치 마술처럼 사라지는 것 같은 착시 효과도 자아낸다. 주민들 관심이 없다면 곧 사라질 미술 작품을 보관하고 있다는 위급성을 상기시키는 장치이기도 하다.
현대미술 평론가 조혜옥 박사는 "미술 작가들의 고민과 미술계 핵심적인 문제를 도발적으로 던졌다는 점에서 아주 의미있는 작업이다"라며 "공공예술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도 공간 설치 자체보다는 향후 유지·관리에 관심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제2의 오징어게임 찾아라`…문체부 제작사 IP확보 드라마펀드 400억 조성
- 동남아시아 문학, 한국어로 만난다
- "메타버스보다 친숙한 웹툰으로 BTS 가상 이야기 펼쳤죠"
- 메세나로 맺어진 인연…이젠 7년 지기 깐부랍니다
- 넷플릭스의 자신감…북미 요금 10% 인상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연말정산 놓치셨다고요?”…5월 종합소득세 신고 ‘꿀팁’
- 대만 치어리더 한국스포츠 첫 진출…K리그 수원FC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