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 16자 페북..이재명, 윤석열 패러디하며 직접 공세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공세에 나섰다. 장문의 글로 날선 메시지를 내는 대신 짧은 글과 영상 등 윤 후보가 최근 차용한 방식을 패러디했다. 이 후보가 직접 윤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올리면서, 20대가 반응할 만한 새로운 수단까지 공세의 방식을 다양화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낮 12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 나은 변화=이재명, 더 나쁜 변화=윤석열”이라고 글을 올렸다. 그간 이 후보가 페이스북에 자주 써 왔던 긴 글과는 차이가 있었다. 등호(=)를 빼면 단 16글자만 남긴 것이다.
이는 윤석열 후보가 최근 올리는 메시지 방식과도 맥이 닿아 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내홍이 가라앉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라는 14글자의 메시지만 올렸고, 지난 7일에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8일에는 “병사 봉급 월 200만원” 등 10글자 이내의 짧은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이어 오후 2시쯤 유튜브에 29초짜리 ‘쇼츠’ 영상을 올렸다. ‘윤 후보님, 우리…통한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이 후보가 ‘병사월급 200만원, 전기차 보조금 대상 확대, 성폭력 가해자 처벌 강화’ 구상을 밝혔고,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늦게 비슷한 공약을 내놨다는 내용이 담겼다. 영상에 등장하는 이 후보는 “토론도 할 겸 만나시죠”라고 하며 휴대전화를 꺼내 일정을 확인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후보가 ‘비었다’고 하는 날은 이날부터 20대 대선 전날인 3월8일까지의 모든 날이었다.
‘쇼츠’ 역시 최근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공약 발표를 위해 자주 쓰는 수단이다. 이준석 당 대표와 원희룡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이 윤 후보와 함께 ‘59초 쇼츠’에 등장해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20대가 관심을 보일 만한 공약을, 20대에게 익숙한 수단을 활용하면서 전달력을 높인 것이다.
이 후보는 유사한 효과를 기대하면서 윤 후보를 겨냥한 메시지도 담고 있다. 유튜브 영상에는 윤 후보가 이 후보의 공약을 뒤늦게 제시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 토론에 적극적으로 임하라는 뜻을 담았다. 앞서 이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가 ‘북한 미사일 선제타격론’을 언급한 데 대해 “화약고 안에서 불장난하는 어린이”라며 직접 공세를 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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