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들 "북 극초음속미사일 목표물 타격능력은 미확인"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2022. 1. 13.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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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북한 국방과학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지난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해 성공시켰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중국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전투에 활용될 수 있는 최종 단계의 유도 능력을 갖췄는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를 내놨다. 또 북한의 잇단 미사일 시험 발사 원인으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일본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 등을 지목했다.

중국 항공우주잡지 ‘항공지식’의 왕야난(王亞男) 편집장은 13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많은 자원을 투입했고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면서도 “(북한) 발표대로 무기가 정확히 목표물을 명중할 수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검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왕 편집장은 “탄도 미사일에 사용되는 부스터 로켓으로 마하 5를 상회하는 극초음속 속도를 쉽게 달성할 수 있고 활공체가 극초음속 무기에 요구되는 활공 점프와 기동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전 배치되기까지 가장 어려운 기술은 최종 단계 유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극초음속 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하려면 센서와 극초음속 비행 제어, 위성이나 무인 항공기 또는 대형 정찰기로부터의 데이터 전송 등 복잡하고 조율된 작업이 필요한데 그런 문제들이 모두 해결됐는지 의문”이라며 정확한 목표물 타격 능력을 확인하려면 북한이 보다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 목적을 미국과 일본에 대한 대응용으로 분석했다. 군사 전문가인 송중핑(宋中平)은 “북한에 첨단 항공기나 함정이 없다는 점에서 탄도 미사일이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북한의 국방력을 강화하는 지름길”이라며 “눈 깜짝할 사이에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미국, 일본, 한국이 섣부른 행동을 하기 전에 두 번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잇단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를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정치 체제나 안보와 관련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이상 방어 차원에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이 한반도 비핵화 개념을 ‘북한의 비핵화’, 즉 일본이 북한을 제재하며 군사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틀고 있다”며 “미국의 이중잣대 아래서 군비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해제 논의가 미국에 의해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조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침묵으로 대응하려는 상황에서 미국에 대북 관여나 협상의 필요성을 상기시키는 것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내포된 의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상황으로 인한 러시아와의 긴장이나 여러 국내 문제들을 고려할 때 미국이 한반도 문제를 다룰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며 향후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여부를 관찰할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통상 3월쯤 실시되어왔으나 대통령 선거(3월9일) 일정을 고려해 4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한·미 당국이 논의하고 있다.

뤼 연구원은 또 “북한은 남과 북이나 북·일간 군비 균형을 깨지 않았음에도 일본은 이를 군사력 증강의 기회로 과대 선전하고 있으며 일부 일본 우익 정치인들은 일본의 핵무기 개발을 촉구하기도 했다”면서 “일본의 군사적 팽창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보다 역내 국가들에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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