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규제에 은행 가계대출 내리막.. 7개월만에 상승세 꺾였다
12월 기준 내림세 2004년 후 처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크게 줄어
전세자금대출 등 주담대는 2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달 처음으로 감소했다. 금융권 전체적으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대폭 줄어들었다.
다만 연말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주택 거래 부진 등의 효과를 감안할 때 대출 증가세가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한은이 13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7000억원으로 전월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월간 단위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7개월만이다. 당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관련 대출금 상환으로 인해 가계대출이 1조6000억원 줄었다. 12월 기준 가계대출 감소는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가계대출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78조8000억원)이 2조원 늘어났다. 증가폭은 11월(2조4000억원)보다 4000억원 줄었고, 2018년 2월(1조8000억원) 이후 3년 10개월 내 최소 기록이다. 전세자금 대출은 1조8000억원 늘어나 전월보다 1000억원 늘어났다.
신용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의 경우 한 달 새 2조2000억원이나 대폭 감소했다. 작년 5월(-5조5000억원) 이후 7개월 만의 감소다.
2021년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은 71조8000억원으로 2020년(100조6000억원), 2015년(78조2000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였다.
한은은 "전세 자금 수요가 지속됐지만 주택매매거래 둔화와 집단대출 취급 감소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면서 "은행권의 신용대출 관리 지속, 대출금리 상승, 연말 상여금 유입 등으로 인해 기타대출이 크게 줄었다"고 진단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연말 주택거래 둔화 등의 계절적 특성, 여전히 많은 가계대출 수요와 연초 은행들의 대출 재개 움직임 등을 고려하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추세적으로, 안정적으로 감소세에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 대출은 지난달 2000억원 증가했다. 11월 5조9000억원이나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된 것이다.
대출 항목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2조6000억원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조4000억원 감소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2000억원 감소하고, 제2금융권에서는 4000억원 늘었다.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 이후 제2금융권으로 쏠렸던 대출 증가세가 크게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11월 3조원 늘어났었는데 지난달에는 증가폭이 2조원 이상 줄었다.
지난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7.1% 수준으로 2020년(+8.0%) 대비 증가세가 둔화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7.1%)은 명목성장률(6.2%)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주요국 대비 여전히 빨라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은행 기업대출은 연말 계절적 요인 등으로 감소했다. 작년 12월 말 기준 은행 원화대출금 잔액은 1065조7000억원으로 11월보다 2조8000억원 줄었다. 중소기업의 연말 운전자금 일시상환과 대기업의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 등으로 인해 대출금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소기업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은 1조1000억원 늘었다.
은행의 수신 잔액은 12월 말 현재 2136조1000억원으로 11월 말보다 22조8000억원 늘었다.
수신 종류별로는 기업의 재무비율 관리 차원의 자금 예치, 가계 연말 상여금 유입 등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이 24조5000억원 불었다. 일부 은행의 규제비율 관리를 위한 자금 유치와 예금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정기예금도 4조7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 유출 영향으로 11월에 이어 12월에도 감소했다.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법인 MMF 자금이 11월에 이어 12월에도 13조6000억원 빠져나갔다. 주식형펀드 자금은 11월 1조4000억원 유입에 이어 12월에는 5조2000억원이 유입됐다. 11월 3조2000억원 유출됐던 채권형펀드에도 1조5000억원이 유입됐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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