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만한 예술작품이 여는 온라인 문화 공간

박대의 2022. 1. 1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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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거래공간 '10의 n승'
10cm 크기 작품 10만원에
접근성 높이고 작가도 홍보
문예위 '아트 체인지업' 사업
2년 연속 선정돼 제작비 받아
고흐의 작은 꽃5, 10x10cm, 구혜영(통쫘) 작품. [사진 제공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가로와 세로 10cm의 작은 정사각형 안에 얼마나 많은 가치를 넣을 수 있을까. 성인 남성의 손바닥 크기보다도 작은 공간을 활용해 예술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려는 창작자 집단이 있다.

'10의 n승'은 작가들이 10cm의 공간을 확장하며 원하는 작품을 펼치고 있는 온라인 미디어 거래 공간(플랫폼)이다. 지난 2020년 12월 10일 오전 10시 10분에 문을 연 이 곳에서 전시되는 작품은 모두 10cm의 틀 안에서 만들어진다. 여기서 판매되는 작품은 모두 10만원이다.

지나치게 '10'에 집착하는 듯 하지만, 작가가 예술을 즐기려는 사람들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최적의 숫자라는 판단에 따라 심사숙고 끝에 결정됐다. 작품의 크기를 작게 하고, 작품당 구매금액을 적정선으로 책정한 것은 예술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유인책이었다.

two naked kings 5, 10x10cm, 양경렬 작품. [사진 제공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며 10의 n승을 운영하는 신보슬 씨는 "주변에서 미술계가 활성화되려면 컬렉터(구매자)가 많아져서 실제 구매로 이어져야 작가가 작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하지만 실제로 작품을 산다는 것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구매자들에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차에 만들게 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액자를 포함한 평면의 작품을 상정해 만들었지만 조각이나 영상 제작자들도 플랫폼에 흥미를 가지면서 전시 작품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조각의 경우 '10X10X10cm(10의 3승)'의 크기에 담기고, 영상도 조각과 같은 크기에 10초 혹은 10분 단위로 만들어졌다. 진정으로 '10의 n승'이 실현되는 확장성을 증명한 셈이다.

작품 판매로 끝나지 않고 작가와 구매자가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커뮤니티 역할도 하고 있다. 신씨는 "구매자들이 작품을 어떻게 전시하는지 찍어서 올려주기도 한다"며 "작품을 통해 팬이 되고 지속적으로 작가와 만나면서 흥미를 이어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의 n승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진행하는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 아트 체인지업'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제작비를 지원받은 23명의 작가들은 작품을 5개씩 출품해 전시하고 있다.

나의 마르지 않을 O를 위해, 10x10cm, 전희경 작품 [사진 제공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트 체인지업'은 오프라인 중심의 예술활동의 영역을 온라인으로 확장하면서 창작자의 예술 창작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자체 홈페이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환경을 예술 창작의 매체로 활용하는 예술 활동이 지원 대상이다. 전국 각지의 예술인들이 온라인에서 예술을 펼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새로운 예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전시 등에 제약이 생기면서 활동 범위가 줄어든 예술가들이 온라인에서 새로운 전시 공간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예술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는 접근성을 높이면서 기초 예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회에 이어 지난해에도 175개의 예술 프로젝트를 선정해 예술작품을 선보였다. 10의 n승과 같은 시각예술 플랫폼을 시작해 문학, 연극, 뮤지컬, 무용, 음악, 전통예술, 다원예술 등 8개 기초예술 분야의 다양한 작품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사업이 진행된 2년 동안 누적된 작품 수는 3000여점에 달한다.

문예위 관계자는 "일상 속 어디서나 예술을 즐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며 "온라인 예술작품으로 의미있는 예술 경험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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