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대신 블록단위 개발..'오세훈표 모아주택' 3만호 공급
서울 중랑구 면목동은 면목역과 전통시장이 가까이 있지만 낡은 다가구·다세대주택이 밀집해 있고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강북구 번동 일대도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녹지가 거의 없어 주거환경이 열악하지만 재개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대규모 재개발이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그동안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웠던 노후 저층주거지에 새로운 정비모델인 ‘모아주택’을 도입한다고 13일 밝혔다. ‘모아주택’은 다가구·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 필지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를 모아 블록 단위로 양질의 주택을 공동 개발하는 정비모델이다. 오세훈 시장의 주택공약이자 새로운 주택 공급 모델 중 하나다.
서울시는 서울시내 방치된 저층주거지 면적이 131㎢로 전체 주거지의 41.8%를 차지한다고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중 약 87%가 노후도 등 재개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정비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좁은 골목에 다가구·다세대주택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주차난이 심각하고 불법 주정차로 소방차, 구급차 출동에도 애를 먹는 지역이다. 녹지와 휴게 공간이 부족해 생활 여건도 좋지 않다. 고층 아파트 단지의 녹지율이 약 40%인 반면, 저층주거지의 녹지율은 3.4%에 그친다.
‘모아주택’은 대지면적 1,500㎡ 이상을 확보하는 경우 추진할 수 있다. 지하주차장, 어린이집, 도서관 등 기반 시설도 지을 수 있고 정비 속도도 빠르다. 재개발 등 대규모 정비사업이 정비계획부터 사업완료까지 약 8~10년이 걸리는 반면, ‘모아주택’은 절차상 소규모주택정비사업으로 추진돼 2~4년이면 사업을 마칠 수 있다.
시는 블록 단위의 ‘모아주택’을 10만㎡ 이내 규모로 묶어 아파트 단지처럼 관리하는 ‘모아타운’ 개념도 도입힌다. ‘모아타운’으로 지정되면 2종(7층) 이하 지역에서 최고 층수를 10층에서 15층까지 완화하고, 필요시 용도지역도 상향할 수 있다. ‘모아타운’ 당 국비와 시비로 최대 375억원까지 지원을 받아 도로, 주차장, 공원, 주민공동이용시설에 사용할 수 있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모아주택’을 통해 총 3만호의 신축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지는 강북구 번동 일대 5만㎡와 중랑구 면목동 일대 9만7000㎡다. 이 두 곳에서 2025년까지 주택 2404호가 공급된다.
시는 올해부터 매년 자치구 공모와 주민 제안을 통해 매년 20곳씩 5년 간 ‘모아타운’ 총 100곳을 지정할 계획이다. 올해는 오는 24일부터 3월 2일까지 자치구를 통해 후보지를 접수받아 시 선정위원회 평가를 거쳐 3월 중 대상지를 선정한다. 투기 방지를 위해 선정지에 대해서는 공모 결과 발표일을 권리산정일로 고시할 예정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번동을 방문해 “1석 5조의 ‘모아타운’ 사업을 통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서울시내의 저층주거지들을 대단지 아파트가 부럽지 않은 살고 싶은 동네로 탈바꿈시켜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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