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후 저층 주거지에 新정비모델 '오세훈표 모아주택' 도입

안상미 2022. 1. 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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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3만 가구 공급
개별 필지 모아 블록단위 공동개발
10만㎡단위로 묶어 '모아타운' 도입
사업기간 정비 완료까지 2~4년 소요
강북 번동, 중랑 면목 2곳 시범사업장으로 지정


그동안 재개발 여건이 안돼 정비사업 추진이 어려웠던 노후 저층 주거지역도 대단지 아파트처럼 신축 주거지로 탈바꿈할 길이 열린다. 서울시가 새로운 정비사업 모델로 ‘모아주택’을 도입한다. 개별필지를 모아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해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양질의 주택공급에 나설 방침이다. 일정 구역 내 모아주택 사업이 여러 곳 추진될 경우 ‘모아타운’으로 묶어 사업이 추진된다. 성북구 번동과 중랑구 면목동 일대를 ’모아타운‘ 시범사업장으로 선정해 2400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 성북구 번동 북부수도사업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후 저층 주거지 대상으로 새 정비모델인 ’모아주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모아주택은 다가구, 다세대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대지면적 1500㎡이상)를 모아 블록단위로 주택을 공동개발하는 정비모델로 오시장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오는 2026년까지 모아주택을 통해 3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내 저층주거지 면적은 131㎢로 전체 주거지의 절반가량인 41.8%를 차지한다. 이 중 약 87%는 신축,구축 등이 혼재되면서 노후도 등의 재개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채 마땅한 정비방안 없이 방치돼 왔다. 오 시장은 “이들 지역은 좁은 골목에 다세대‧다가구 주택들이 밀집해 주차난이 심각하고, 불법 주정차로 차량 진출입이 어려워 화재 등에도 취약할 뿐 아니라 녹지와 휴게공간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들 저층주거지의 녹지율은 3.4%에 불과하다. 

새로 도입한 ’모아주택‘은 자율주택, 가로주택, 소규모재건축 등이 포함된 ‘소규모주택정비사업’ 유형에 속한다.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사업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재개발 등의 대규모 정비사업은 정비계획부터 사업완료까지 8~10년이 소요되지만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은 정비계획 수립, 추진위원회 승인, 관리처분계획인가 등의 절차가 생략돼 2~4년이면 가능하다. 기존 정비사업과 비교해 최대 소요기간을 4분의 1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10만㎡이내 지역에서 ‘모아주택’사업이 여러개 추진될 경우 이들 구역을 묶어 하나로 관리하고,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충하도록 ‘모아타운’도 도입한다. 관할 구청장이 이들 지역을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으로 관리계획을 수립한 후 통합심의를 거쳐 ‘모아타운’으로 지정된다. 노후도 50%이상, 면적 10만㎡이내로 한정된다. 

그동안 소규모정비사업은 사업여건이 좋지 않아 인기가 많지 않았지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지역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우선 ‘모아타운’으로 지정되면 2종(7층) 이하 지역에서 최고 층수를 10층에서 15층으로 완화해준다. 용도지역을 한단계 상향하고, 모아타운별로 국‧시를 최대 375억원 지원해 도로, 주차장, 공원, 주민공동이용시설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서울시 공공건축가가 기본설계도 지원한다. 

서울시는 우선 ’모아타운‘ 시범 사업지로 현재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여러 곳에서 추진 중인 강북구 번동(5만㎡)과 중랑구 면목동(9.7만㎡) 일대 2곳을 선정했다. 녹지율이 제로 상태인 번동은 재개발 여건이 되지 않아 5개 블록으로 나눠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사업장이다. 강북구는 다음달 5개 블록 전체를 ’모아타운‘으로 지정해 2025년까지 1262가구(임대 270가구 포함)를 공급할 계획이다. 하나의 단지처럼 지하를 통합해 주차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가로 활성화를 위해 기존 도로 양측에는 도서관, 카페, 운동시설 등도 설치할 예정이다. 

지하철 면목역 인근 면목동 일대는 주차장 부족 등으로 생활여건이 열악한 곳이다. 현재 6곳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대는 약 9.7만㎡면적으로 ‘모아타운’으로 지정해 2026년까지 1142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매년 자치구 공모와 주민 제안을 통해 매년 20곳씩 5년 간 ‘모아타운’ 100곳을 지정할 계획이다. 올해는 이달 24일부터 3월2일까지 자치구를 통해 후보지를 접수받아 시 선정위원회 평가를 거쳐 3월 중 선정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작년 국토교통부 공모를 통해 지정된 13개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후보지는 주민의견 등을 수렴해 타당성 등을 검토한 뒤 금천구, 중랑구 등 일부 후보지를 상반기 중 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13개 지역은 지분쪼개기 등 투기세력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이달 20일을 권리산정일로 고시할 예정이다. 향후 공모를 통해 새롭게 선정되는 지역은 공모 결과 발표일이 권리산정일이 된다. 

이날 오 시장은 “이들 지역에선 마땅한 정비사업이 없어 도시재생을 추진해왔지만 오히려 저층주거지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었다”며 “‘모아타운’ 사업을 통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서울시내 저층주거지들을 대단지 아파트가 부럽지 않은 살고 싶은 동네로 탈바꿈해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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