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회색코뿔소'가 자영업자에게 달려간다

김남이 기자 2022. 1. 1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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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코뿔소(잠재적 위험요인)가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한국 금융시장의 잠재적 위험을 경고했다.

고 위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 전문가 간담회'에서 "'회색코뿔소'로 비유되던 잠재 위험이 하나둘씩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주단위 DSR적용 확대 등을 기본틀로 하면서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총량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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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코뿔소(잠재적 위험요인)가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한국 금융시장의 잠재적 위험을 경고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강도 높은 가계부채 총량 관리로 단기적 성과를 얻었지만 올해 예견된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 회색코뿔소의 첫 먹잇감은 '코로나19'로 힘이 풀린 자영업자될 가능성이 크다.
12월 가계부채 증가폭 크게 둔화..."총량 관리 효과 나타났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전문가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고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등 국내외 경제·금융시장의 다양한 위험 요인들을 살펴보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사진=뉴스1
고 위원장은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 전문가 간담회'에서 "'회색코뿔소'로 비유되던 잠재 위험이 하나둘씩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양적긴축,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상황, 중국 경기 둔화 등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8월 금융위원장 부임 후 시행한 가계부채 관리는 단기적 성과를 거둔 모습이다. 지난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7.1%로 전년(8%)과 비교해 둔화했다. 특히 8월부터 증가세가 수그러들었다. 지난 12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거래 감소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2조6000억원)은 연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고 위원장은 "(연말 효과 등을 검토해야겠지만)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큰 폭으로 증가하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세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며 "올해는 가계부채 시스템 관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덧붙였다. 차주단위 DSR적용 확대 등을 기본틀로 하면서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총량규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개인사업자대출+가계대출=888조원..."소상공인 금융지원 '3월 종료' 변함 없어"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문제는 소상공인·자영업자다. 개인사업자 대출이 크게 증가했고, 이들이 동시에 가계대출도 받아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은 차주의 가계대출은 304조원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하면 총 대출액이 888조원에 이른다.

고 위워장은 "코로나로 영업타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리상승까지 더해지면 이분들의 대출 부담과 부실화가 우리 경제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시점과 관련해서는 "3월말 종료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다만 종료를 하더라도 일시에 충격이 가는 방향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취약차주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고, 채무조정 지원도 사전적으로해서 큰 충격이 가지 않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약차주발 리스크가 금융시장으로 증폭·옮기지 않도록 금융지원 방식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고 위원장은 오는 19일 소상공인 리스크점검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고 위원장은 "비은행업에서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장기·저유동 자산으로 운용하고 수익을 높이는 영업을 했다"며 "하지만 앞으로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게 되면 이런 미스매치와 레버리지 거래는 큰 리스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은행권의 위기대응 여력을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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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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