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 1위' 김단비 "지수가 언젠가 1위로 올라오겠죠"

현승섭 2022. 1. 1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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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현승섭 인터넷기자] 김단비(32, 180cm)가 다섯 시즌 만에 블록상을 되찾아올 수 있을까? 블록상 수상 가능성을 거론하자 김단비는 뜻밖의 일인 듯 “어차피 (박)지수가 1위에 오를 부문이다”라며 웃었다.

 

반환점을 돌고 어느새 5라운드에 돌입한 WKBL. 개인 기록상 향방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중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는 부문이 있다. 바로 블록이다. 

 

2017~2018시즌부터 주인이 단 한 사람이었던 기록상은 딱 두 가지다. 바로 리바운드상과 블록상. 박지수는 지난 4시즌 동안 이 두 상을 독식했다. 

 

그런데 이번 시즌 블록 부문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현재 블록 부문 1위는 신한은행 김단비. 그는 5시즌 만에 블록상 탈환을 앞두고 있다. 그의 평균 블록은 1.94블록(18경기 35블록). 2위 박지수는 평균 1.7블록(20경기 34블록)으로 김단비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김단비는 예전부터 블록 재능을 뽐내던 포워드였다. 15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는 15시즌 중 8시즌에 평균 1개가 넘는 블록을 기록했다. 그는 이미 블록상을 두 번(2014~2015, 2016~2017) 수상하기도 했다.

 

※ 박지수는 데뷔 시즌인 2016~2017시즌에 22경기 평균 2.23블록을 기록했지만, 수상 자격 기준인 정규리그 경기 2/3 이상 출전(당시 35경기 중 24경기)을 충족하지 못해 상을 받지 못했다.

 

김단비는 180cm라는 신장과 여전히 뛰어난 순발력, 주력, 점프 높이 등 블록에 필요한 재능을 고루 갖추고 있다. 그리고 그는 팀 전술상 스몰라인업에서 빅맨 역할을 수행해 예전보다 블록 개수를 늘리기 용이한 여건에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 경력이 쌓이며 더해진 경험과 노련함은 덤. 능력과 상황이 맞물리면서 그는 블록 부문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박지수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 김단비의 종전 블록 부문 커리어하이 시즌 

2016~2017시즌 35경기 50개, 평균 1.43개 

 

2021~2022시즌 김단비의 손바닥은 이전보다 훨씬 매섭다. 김단비는 2021년 11월 15일 하나원큐 전에서 개인 한 경기 최다인 6블록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는 매 경기마다 4블록을 적립했다. 이 기간에 김단비의 평균 블록은 1.53개에서 1.94개로 늘어나며 박지수의 기록을 앞질렀다. 

 

김단비는 이 현황을 알고 있을까? 김단비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수비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늘었다. 어차피 지수가 1위로 올라올 것이다”라며 웃었다.

 

Q. 김단비 선수, 안녕하세요. 현재 김단비 선수가 평균 블록 부문 1위입니다. 대단합니다.

하하. 그런데 어차피 블록은 지수가 언젠가 1위로 오를 부문이에요. 그래서 제가 블록 1위에 오른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있어요.

 

Q. 하하. 그래도 이번에 블록상을 수상한다면 5시즌 만에 받는 블록상인데, 받고 싶지 않으세요?

블록 부문에서 지수가 워낙 독보적인 선수죠. 지수가 언니인 제게 양보해준다면 욕심을 내보고 싶긴 하네요, 하하. 그리고 블록은 갑자기 많이 할 수도 있고, 전혀 하지 못할 수도 있어서 잘 모르겠네요.

 

Q. 최근 3경기에서 매 경기 블록 4개를 기록하셨어요. 갑자기 이렇게 블록이 늘어난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제가 요새 공격 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수비로 팀에 보탬이 되려고 하거든요. 감독님께서는 “네 블록 하나로 선수들 사기가 많이 오른다”라고 하시고요. 블록을 노리면서 수비하는 건 아닌데, 수비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블록 숫자가 늘어났네요. 블록 부문에서는 보통 지수가 1위, 제가 2위였어요. 이번 시즌에는 초반에 블록이 정말 적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2위조차도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됐네요.

 

Q. 수비 시 김단비 선수가 예전과는 다르게 골밑을 담당하고 있는데, 포지션 변화가 블록에 어떤 영향을 끼친 것 같으세요?

밖에서 수비를 하면 제가 저와 비슷한 체격의 선수들을 막는데, 이제는 저보다 큰 선수들을 막거든요. 그 선수들 슛을 블록하는 건 쉽지 않아요. 하하. 대신, 인사이드 수비를 맡으니 드라이브인 하는 선수들을 헬프 수비로 막는 과정에서 블록하는 경우가 꽤 생기더라고요.

 

Q. 16일에 청주 KB스타즈를 만납니다. 박지수 선수가 출전한다면 박지수 선수의 슛을 블록해서 기세를 꺾는 건 어떤가요?

A. 크흑, 지수는 워낙 커서 제가 블록을 시도하면 파울을 범할 것 같아요. 손도 잘 닿지 않아요. 하하.

 

구나단 감독대행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구 감독대행은 블록상 수상은 다소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김)단비가 겸손하게 자신을 낮췄다”라며 김단비 특유의 블록 능력을 호평했다.

 

Q. 감독님, 안녕하십니까. 김단비 선수가 블록을 잘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A. 단비의 블록 타이밍, 점프가 워낙 좋습니다. 더불어 헬프 수비도 좋아지면서 공수에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본인도 수비, 블록의 재미를 많이 느끼고 있는 것 같더군요.

 

Q. 김단비 선수는 최근 공격에서 다소 부진해 수비에 집중하니 블록이 늘었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뿐일까요?

A. 그건 단비가 겸손하게 대답한 것 같습니다. 단비의 공수 능력은 출중합니다. 그리고 수비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상황과 블록 타이밍에 맞춰 블록에 성공하는 게 아닙니다. 기본 센스와 능력이 좋고, 상대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단비의 블록이 많다고 봅니다.

 

Q. 감독님, 김단비 선수가 현재 평균 블록 부문 1위인데 블록상을 수상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A. 그럼 지수가 2위인가요? 오우, 지수가 블록 부문에서 워낙 독보적인 캐릭터잖아요? 단비는 자연스럽게 플레이 하고 결과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블록상을 받겠다고 마음 먹고 블록을 시도해도 잘 안될 가능성이 있잖아요? 지금 블록 부문 1위도 본인이 목표로 삼고 오른 건 아닐 거예요. 저는 단비가 정말 잘하고 있어서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길 바랄 뿐입니다. 지금 제가 대한민국 최고의 포워드를 데리고 있잖아요? 그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단비가 다치지 않고 경기에 임하길 바랄 뿐입니다.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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