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죽으면 밥줄 끊긴다" 軍상담관, 성추행 당한 여군에 막말

지난해 6월 국방부 성폭력 특별신고기간 중 성추행 피해를 입은 여군들이 군 성고충상담관으로부터 2차 가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군에 따르면 육군 모 보병사단 소속 강모 소령으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한 여군 A씨와 B씨는 지난해 군 성고충상담관 C씨로부터 2차 가해에 해당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A씨와 B씨는 신고 다음 날인 6월 28일 C씨와 첫 면담을 했고 이 자리에서 C씨가 “왜 피해 당일 신고하지 않고 이틀 늦게 신고했느냐”고 말했다고 B씨는 주장했다.

그 이후에도 C씨의 심리적 압박이 계속됐다는 게 두 사람의 주장이다.

C씨는 B씨가 7월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 동행해 달라고 요청하자 “군 상담관은 심리 조력 담당이지 행정지원 담당이 아니다”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또 B씨에게 “장기 복무에 선발되려면 빨리 부대에 복귀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B씨는 이에 부담을 느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는데, C씨는 그 이후인 8월 20일 B씨에게 “(네가) 죽으면 내 밥줄도 끊긴다. 상담 기록도 하나도 없는데 꼭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C씨는 피해자들이 병원에 입원하자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등장인물 중 마약 중독자인 ‘헤롱이’에 빗대 “지금은 상태가 메롱해서 메롱이인데 더 안 좋아지면 헤롱이가 되는 것”, “어휴, 두 메롱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B씨는 9월 30일 군단장에게 2차 피해 사실을 알리며 분리조치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군 상담관은 민간인 신분이라 처분 권한이 없다는 이유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국방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