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北 극초음속' 무대책은 안보 포기다

기자 2022. 1. 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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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벽두에 평양 정권이 세계와 대한민국을 향해 거친 북한식 신년인사를 보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28일 첫 시험발사 이후 채 4개월이 안 되는 기간에 3차례나 극초음속미사일을 쏘면서 매번 성능 향상을 과시했다.

경제 빈국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 미국에 이어 4번째로 극초음속 발사체 보유국이 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며, 북한의 '게임체인저'급 핵미사일 앞에 대한민국의 하늘이 속수무책으로 뚫리고 있음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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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

2022년 벽두에 평양 정권이 세계와 대한민국을 향해 거친 북한식 신년인사를 보냈다. 지난 5일과 11일에 연거푸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9월 28일 첫 시험발사 이후 채 4개월이 안 되는 기간에 3차례나 극초음속미사일을 쏘면서 매번 성능 향상을 과시했다. 속도는 마하 3과 5에서 마하 10으로 빨라졌고, 비행 거리는 200㎞와 700㎞에서 1000㎞로 늘어났다. 경제 빈국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 미국에 이어 4번째로 극초음속 발사체 보유국이 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며, 북한의 ‘게임체인저’급 핵미사일 앞에 대한민국의 하늘이 속수무책으로 뚫리고 있음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군의 미사일 방어를 돌파하는 발사체들을 개발해 왔다. 2016년 러시아가 유럽에 배치해 미국이 중거리핵폐기(INF)조약을 탈퇴하는 빌미가 됐던 SS-26 이스칸데르미사일의 복사판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는 변칙기동 탄도미사일이어서 요격이 어렵다. 통상적인 탄도미사일도 잠수함에서 발사되면 방어자는 날아오는 방향과 거리를 조기에 파악할 수 없어 요격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더해 이제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개발했다. 극초음속 무기에는 항공기처럼 비행하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HCM)과 탄도미사일에 실려 발사된 후 분리돼 목표를 향해 날아가는 극초음속 활공체(HCV)가 있다. 모두가 최종 단계에서 방향을 바꾸면서 돌진하기 때문에 탄도미사일 요격용 방어체계로는 막아내기 어렵다.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이 낮은 고도로 날아오면 지구 곡면 때문에 먼 거리에 배치된 레이더는 상당 시간 발사 사실을 포착하지 못한다.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과 변칙기동 탄도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그리고 핵잠수함 등 강대국형 핵병기들을 개발하는 것은 단순한 핵보유를 넘어 핵강국을 향한 강력한 핵 야망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유화나 압박 정책 또는 대화나 외교로는 북한 핵을 폐기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당분간 북핵과의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함을 인정하고, 공격력과 응징력을 통해 북핵 위협을 상쇄·억제함으로써 국가의 생존과 국민의 안전을 수호하는 안보전략으로 전환해야 마땅하다.

이쯤 되면 한국군에서는 난리가 나야 하지만 그런 분위기는 없다. 미국과 일본이 규탄에 나서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리는 중에도 국방부는 ‘도발’이나 ‘규탄’이라는 표현을 하지도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12일 대변인을 통해 “대선을 앞두고 연속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우려된다”고 했다.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논평이다. 미사일을 쏘아대는 주적(主敵)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던 집권당은 “선제 타격밖에 없다”고 말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발언’이라며 집중포화를 퍼붓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근원적 대책은 확고한 안보태세이며, 동맹 및 우방들과의 안보 공조가 필수이다. 대화와 협력은 늘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이다. 그래서 지금 국민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에게 묻고 있다. 북의 초음속 무기 앞에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미사일방어체계가 무력화되는 데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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