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속 청주 건축현장 72곳 가동.."겨울철 부실시공 막아야"(종합)

박재원 기자 2022. 1. 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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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원인으로 동절기 콘크리트 타설이 지목되면서 다른 공사 현장도 날림시공 여부를 감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겨울철 아파트 건설공사는 10일에 한 개 층 정도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해야 하는 게 정상이지만, 붕괴사고가 발생한 화정동 아이파크의 경우 공기가 늦어진다는 시공사의 압박으로 4∼5일에 한 층씩 레미콘을 타설했다는 현장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다.

청주시는 우선 사고가 발생한 광주 아파트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진행하는 모든 건축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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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절기 별도 시공계획서대로 한다지만 시민들 '의심의 눈길'
'광주 콘크리트 타설 사고' 방지 지자체 적극감독 필요 여론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상공 촬영. 39층 높이의 아파트 3분의 1 가량의 바닥과 구조물, 외벽이 처참하게 무너져 있다. 외벽에 설치된 타워크레인도 추가 붕괴 우려가 있다.(광주시 제공 영상 캡처)2022.1.13/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원인으로 동절기 콘크리트 타설이 지목되면서 다른 공사 현장도 날림시공 여부를 감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인 고층아파트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겨울철 콘크리트 공사를 지목한다.

기온이 낮은 동절기에는 콘크리트가 잘 마르지 않는 문제가 있다.

영하의 날씨 속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굳기 전에 얼어버려 일정 이상의 강도가 나오질 않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건물 외부를 천막으로 밀봉한 뒤 난로나 열풍기를 이용해 보온하면서 양생 기간도 하절기보다 더 길게 유지해야 한다.

청주대학교 건축학·건축공학전공 한천구 석좌교수는 "기본적으로 영하의 날씨에는 공사를 하면 안 되지만, 공기를 맞추기 위해 겨울용 한중콘크리트를 사용한다"며 "기온이 절대 영하로 떨어지지 않게 10~20도에서 가열보온 양생을 일주일 정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입주 시기를 맞추기 위해 일정기간 양생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하청 업체 관계자는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공사에 속도를 내라는 압박이 많다"며 "어쩔 수 없이 영하권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하고, 양생기간도 줄인다.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도 아마 비슷한 경우일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 같은 무리한 시공은 광주 아파트 붕괴 현장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철 아파트 건설공사는 10일에 한 개 층 정도 콘크리트 타설 공사를 해야 하는 게 정상이지만, 붕괴사고가 발생한 화정동 아이파크의 경우 공기가 늦어진다는 시공사의 압박으로 4∼5일에 한 층씩 레미콘을 타설했다는 현장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다.

겨울철 공사는 이처럼 품질확보가 어려워 되도록 자제하고 있다.

충북도는 도로 건설 현장 4곳에 겨울철 공사 중지를 요구했다. 청주시도 지난해 12월27일부터 2월20일까지를 동절기 공사중지 기간으로 정해 작업 중단을 유도했다.

하지만 민간 공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동절기 공사정지는 권고사항이라 이를 지키지 않아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 그래서 관에서 발주한 건축·건설 공사만 발주처-시공사 간 협의를 거쳐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지한다.

민간 영역까지 동절기 공사를 제한하면 그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줄 방법이 없어서다.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외부 모습. 철근이 가시바늘처럼 뾰족하게 드러나 있다. 콘크리트 양생 과정에서 부실 시공 정황이라는 주장이 나온다.(광주시 제공 영상 캡처)2022.1.13/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이 같은 제도적 한계로 영하권이지만 청주지역에서는 각종 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현재 청주 아파트 공사 현장은 동남지구와 흥덕구 복대동 등 13곳이다. 몇 곳은 터파기 단계나 완공을 앞둔 마무리에 있으나 일부는 광주 아파트 사고와 같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상 7층 이상, 전체면적 2000㎡ 이상 일반 건축물 공사 현장도 59곳이나 된다.

공사 현장에서는 동절기 별도의 시공 계획서를 만들어 여기에 맞춰 작업한다고는 하지만 시민들은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한 시민은 "광주 아파트 사고 현장에도 감리자가 있었을텐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느냐"며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감독권이 있는 자치단체가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청주시는 우선 사고가 발생한 광주 아파트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진행하는 모든 건축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진행한다.

현대산업개발이 맡은 공사 현장은 흥덕구 가경동 아이파크 4·5단지 2곳으로 부실시공 여부를 확인한다. 이어 내부 논의를 거쳐 다른 공사현장도 추가로 진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민간 공사 현장에서는 겨울철 공사가 불가피할 수 있다"며 "현장별로 수립한 동절기 시공계획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엄히 처분하겠다"고 했다.

ppjjww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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