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칼럼] 날씨가 뒤죽박죽

2022. 1. 1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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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코앞에 둔 2021년 12월 29일 미국 알래스카 남부에 있는 코디액섬에서 기온이 섭씨 영상 20도 가까이 올라갔다는 뉴스가 시선을 끌었다.

이번에 관측된 온도는 이제껏 측정된 최고 온도였으며, 가장 따뜻한 12월로 기록됐다.

날씨가 따뜻해지자 알래스카에 눈 대신 폭우가 쏟아졌다.

알래스카의 이상 고온도 북태평양 대기권 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에 더운 공기가 갇혀 빠져나가지 못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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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코앞에 둔 2021년 12월 29일 미국 알래스카 남부에 있는 코디액섬에서 기온이 섭씨 영상 20도 가까이 올라갔다는 뉴스가 시선을 끌었다. 이번에 관측된 온도는 이제껏 측정된 최고 온도였으며, 가장 따뜻한 12월로 기록됐다. 날씨가 따뜻해지자 알래스카에 눈 대신 폭우가 쏟아졌다. 위도가 훨씬 남쪽인 서울은 같은 날 영하 15도까지 내려갔다. 알래스카보다 훨씬 남쪽에 있는 캘리포니아에서도 기상 이변이 생겼다. 알래스카가 고온을 유지하던 그때, 캘리포니아는 적설량이 5.2m가 넘는 폭설을 대신 경험했다. 극지방으로 갈수록 춥다는 우리의 고정관념이 여지없이 깨졌다. 날씨가 ‘뒤죽박죽’이다. 세계 곳곳에서 기상 이변이 일어난다. 미국 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상승하는 세계 평균 기온보다 알래스카 지역 기온이 2배나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기상학자들은 최근의 이상 고온을 ‘열돔(heat dome) 현상’ 때문으로 설명한다. 열돔 현상은 대기권 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한자리에 머물거나 천천히 움직이면서 햇볕에 덥혀진 지구 표면의 더운 공기를 돔 안에 가둬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이다. 알래스카의 이상 고온도 북태평양 대기권 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에 더운 공기가 갇혀 빠져나가지 못한 탓이다. 압력솥을 연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는 이상한 날씨를 경험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폭우와 폭설로 재산 피해와 인명 손실이 수시로 발생하는가 하면, 어떤 곳은 가뭄과 땅이 타들어가는 불볕더위로 산불이 빈발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서서히 바뀌고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작물의 재배한계선이 지구온난화 때문에 북쪽으로 점점 올라가고 있다. 바다도 예외가 아니다. 열대에서 살던 해양생물이 우리나라 바다에서도 발견된다. 제주도 주변 바다에 살던 아열대 바닷물고기가 울릉도나 독도에서도 살기 시작했다. 알래스카에서는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자 강에 사는 설치류인 비버가 예전에는 살지 않았던 북극 최북단에서도 발견된다고 한다.

지구온난화가 일어나면 지구 모든 곳에서 온도가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오해로 ‘투모로우’라는 영화에 나오듯 지구온난화로 뉴욕에 빙하기가 오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생긴다.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꽁꽁 얼어붙는 장면이 나왔던 2004년 개봉된 영화 말이다. 지구온난화가 일어나면 지구 전체적인 평균 온도는 올라가지만 지역적으로는 오히려 온도가 내려가는 곳이 나타날 수 있다. 영화 속 상황은 해류의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

영국은 우리나라보다 위도상 북쪽에 있지만 겨울에 더 따뜻하다. 북미 대륙 동해안을 따라 고위도로 흐르는 따뜻한 멕시코만류가 열을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멕시코만류의 원동력은 북극에서 바닥으로 가라앉는 무거운 바닷물이다. 그런데 온난화로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 염분이 낮아지면 바닷물이 가벼워진다. 바닷물이 잘 가라앉지 못하면 멕시코만류가 약해지고, 적도에서 고위도로 전달되는 열이 줄어든다.

이처럼 해양은 지구 온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기보다 더 많은 열을 품을 수 있는 바다는 기후변화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해류의 방향이나 세기가 달라짐에 따라 기상 이변이 일어나고 기후가 바뀔 수 있다. 지구는 온도조절기인 바다가 있어 생물이 살기에 적당한 환경이 됐다. 이런 바다가 더워지면서 지구 곳곳에서 기상 이변과 해양기인 재해가 일어난다. 바다가 열받지 않아야 우리의 삶이 안전하고 쾌적하다.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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