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회색 코뿔소가 다가오기 시작"
[경향신문]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3일 “회색 코뿔소가 다가오기 시작했다”며 “앞으로의 상황 변화가 가져올 충격을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회색 코뿔소란 개연성이 높고 큰 충격을 가할 위험이 다가오고 있지만 반응과 대처가 늦어져 난국에 처하는 상황을 뜻한다.
고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경제·금융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국내외 경제·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가속화와 금리인상, 코로나19 상황 지속과 중국 경기 둔화, 미·중 갈등 등을 언급하며 “‘회색 코뿔소’로 비유되는 잠재 위험들이 하나둘씩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올해 가계부채 관리,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의 충격 최소화, 금융권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꼽았다. 가계부채의 경우 올해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아래 필요한 실수요는 관련 규제를 최대한 유연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금리상승까지 더해지면 대출 부담이 현실화될 수 있고 이는 한국 경제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는만큼 효과적인 금융지원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증가율은 2020년 4분기 말 15.5%, 2021년 3분기 말 14.1%를 기록했다. 2021년 3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 규모는 584조원이었는데 해당 차주들이 받은 가계대출은 304조원이었다.
그는 금융권도 불확실성 확대와 금융불균형 누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비은행금융사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왔으나 앞으로는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각 분야 전문가들과 소통을 강화해 국내외 리스크 요인들을 적시에 탐지하고 정확히 분석해 선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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