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잇단 미사일에 미국 제재로 맞대응..결국 '강대강' 치닫나

김경윤 2022. 1. 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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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방력 강화에 '올인'·추가 도발 예상..미, 발사 이틀만에 대북제재
3년간 '교착' 뒤로하고 대립구도 전개 가능성..북, ICBM 카드 꺼낼지도 주목
발사된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서울=연합뉴스) 지난 11일 북한에서 발사한 극초음속미사일이 비행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지난 12일 보도했다. 발사 장소는 자강도로 알려졌다. [조선중앙TV 화면] 2022.1.12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2년 새해를 맞은 지 보름도 되기 전에 한반도 정세가 출렁이고 있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로 주장하는 탄도미사일 두 발을 연달아 쏴 올렸고, 미국은 북한 탄도미사일 관련 인사들을 줄줄이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응수하는 모습이다.

북한과 미국 간 기 싸움이 본격화하는 양상으로, 2018년 극적인 화해무드에 이은 3년간의 교착상태를 뒤로 하고 자칫 '핵 단추 설전'이 오가고 한반도에 전운이 감돌았던 2017년과 같은 대립 구도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교적 잠잠하던 북미관계에 파동이 일어난 것은 북한이 지난 5일과 11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 두 발을 잇달아 발사하면서부터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8차례에 걸쳐 순항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쏘아 올렸지만, 극초음속 미사일은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대상이 아닌 순항미사일이나 비교적 요격이 용이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커 남측은 물론 주한·주일 미군기지에 더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겉으로는 자력갱생을 외치며 미국과 협상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국방력 강화의 배경에는 미국과 담판을 준비하는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 많다.

북한 내 경제 사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을 봉쇄한 뒤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는데, 경제난 등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려면 결국 미국과 협상을 통한 제재 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PG) [홍소영 제작] 일러스트

북한의 무력 시위에 미국도 그냥 보고만 있지는 않았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12일(현지시간)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에 관여한 북한 국적자 6명 등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 탄도미사일을 직접 겨냥한 제재는 처음으로, 북한이 새해 들어 두 번째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만 이틀도 되지 않은 시점이다.

재무무는 북한이 작년 9월 이후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6차례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다며 "북한의 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진전을 막고 관련 기술을 확산하려는 시도를 저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이뤄진 두 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제재 이유로 든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년 동안 상황관리에 초점을 맞춰왔는데 극초음속 미사일은 이 같은 상황 관리에서 일부 벗어난 행동"이라며 "미국 입장에서 수동적으로 해서는 안 되고 행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북한의 도발에 미국이 제재로 즉각 맞대응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방력 강화에 '올인'(다걸기)하고 있는 북한이 추가적인 무력 시위에 나설 가능성도 다분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8차 당대회에서 미국을 향해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천명했는데, 미국의 제재를 대북 적대시정책의 증거라고 주장하며 강수를 둘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일종의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여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카드를 북한이 꺼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지난해 당대회에서 천명한 국방력 발전 5대 과업에는 극초음속 미사일과 함께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천㎞ 사정권안의 타격명중률 제고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 ICBM 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 핵전략무기의 보유 등이 있다.

정찰위성을 띄우기 위한 장거리 로켓 발사라는 명분으로 사실상 ICBM을 시험 발사할 수도 있다.

박 교수는 ICBM 발사 가능성과 관련, "북한이 미국을 움직이는 수단으로는 쓸 수 있다"며 "미중갈등 등을 고려하면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추가 제재를 결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고려사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력도발에 나설 주요 계기도 산재해 있다.

우선 북한이 민감해하는 한미연합훈련이 3∼4월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또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 110주년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 80주년 등 주요 정치적 기념일이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아 전략무기를 공개할 수도 있다.

미국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낮은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국내에서 대북정책을 미온적으로 편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북미 갈등이 고조되면 그렇지 않아도 추진 동력이 떨어진 종전선언 구상도 더욱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CG) [연합뉴스TV 제공]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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