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리셋 무대'에 오르는 이대호의 라스트 댄스

안승호 기자 2022. 1. 1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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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롯데 이대호. 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는 2018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두산 출신 외야수 민병헌을 영입했다. 2020년 FA 시장에서는 KIA 2루수이던 안치홍의 손을 잡았다.

스토브리그 행보를 통해 성적을 내겠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실제 레이스는 그렇지 못했다. 롯데는 2018년 7위로 시즌을 마친 데 이어 2019년 10위, 2020년 7위, 2021년 8위에 올랐다.

2022년 새 시즌 준비 과정에서는 최근 몇년 사이 가장 조용한 겨울 보냈다. FA 시장에서 외부 영입이 없었다. 오히려 소속팀 FA이던 손아섭이 NC로 이적하면서 객관적 시각에서는 전력 마이너스 요인이 커졌다.

성민규 롯데 단장의 주도 아래 일면 의도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 롯데는 판을 갈아엎고 있다. 일종의 ‘리셋 모드’로 시즌 맞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얄궂게도 올해는 이대호가 예고한 은퇴 시즌이다. 이대호는 2021시즌을 앞두고 2년 총액 26억원에 계약을 하며 계약 기간을 채우고 은퇴하겠다고 못박았다. 더불어 “은퇴 전 우승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 입단 뒤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뛰던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나 재팬시리즈 우승을 경험했지만 롯데 유니폼을 입고는 준플레이오프에 4차례, 플레이오프에 1차례 올랐던 것이 전부다. 한 팀의 간판으로 20년 가까이 뛴 선수로 우승을 소망하는 것은 본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른바 오는 3월이 되면 각종 방식의 ‘시즌 전망’이 줄을 잇는다. 지난해 성적을 배경으로 전력의 플러스 요인 등이 가산돼 해당팀의 예상 순위가 결정되곤 한다. 지금으로서는 지난해 중하권이었던 데다 선명한 전력 보강이 없는 롯데가 5강 이상의 전력으로 평가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롯데의 행보가 어디로 흐를지 예측이 매우 어려운 해이기도 하다. 롯데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몇 가지 도박을 했다. 외국인선수 3명을 모두 교체하는 것부터 흔치 않은 결정이었다.

롯데는 새 외국인투수 찰리 반스, 글렌 스파크먼과 함께 새 외국인타자 DJ 피터스를 영입했다. 두 외국인투수의 KBO리그 적응력이 어느 정도일지 아직 확인이 되지 않은 것이 일단 큰 변수다. 여기에 지난 2년간 그나마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던 딕슨 마차도와 결별하고, 수비력이 뛰어난 외야수로 외국인타자를 교체한 것 또한 롯데 야구의 큰 변화다. 사직구장 보수로 외야 담장까지 거리를 늘리는 것 또한 팀에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봐야 한다.

롯데는 지난해 팀 평균자책 5.37로 10위로 처졌다. 이른바 수비 평가 지수인 DER(인플레이 타구의 아웃 처리 비율)에서 0.675로 전체 10위였다. 강점이라면 팀타율 0.278로 1위, 팀 OPS 0.755로 3위에 오른 타격이었다. 그러나 공격력의 다른 한 부문인 팀도루는 60개로 다시 10위였다.

이대호의 꿈과 롯데의 꿈이 다른 데 있지는 않다. 다만 롯데가 새 시즌 판갈이로 조금 더 먼 곳에 시선을 두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 반면 이대호는 생애 마지막 기회를 앞두고 있다. 이대호는 어쩌면 데뷔 이후 가장 절박한 시즌을 보낼지 모른다. 냉정히 보자면 롯데가 우승권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겨우내 일어난 갖가지 변수들이 최상의 시나리오로 나타나는 전제돼야 한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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