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150→156km 마구! LG 비밀병기 진화는 '현재진행형' [스토리 베이스볼]
132→156㎞, 발전은 거저 주어지지 않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유독 운이 따르지 않았다. 고등학교 3학년을 앞둔 겨울, 팔꿈치의 동그란 뼈인 주두 골절상을 입었다. 고정 수술을 받았는데, 7개월이 지나도 뼈가 붙지 않고 통증이 따라다녔다. 결국 같은 수술을 한 번 더 받았다. 1년을 허비했고 유급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교 1학년 때는 신입생임에도 출장 기회가 많았는데, 탈이 나면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스무 살 나이에 큰 수술만 세 차례 받은 셈이다.
이런저런 변화도 잦았다. 류원석은 야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 줄곧 사이드암이었다. 구속보다는 무브먼트로 승부하는 유형. 대학 시절까지만 해도 최고구속은 132㎞를 간신히 찍었다. 류원석은 “150㎞? 140㎞도 언감생심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대로는 프로행이 쉽지 않았다. 인하대 2학년 때, 당시 투수코치가 “프로에 가야하니 오버스로우로 던져보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폼을 바꾸고 1년도 지나지 않아 150㎞를 펑펑 찍었다. 류원석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공이 빠르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2013년, LG 육성선수로 입단하는 데 성공했다.
고참부터 막내까지 모두가 응원하는 사나이 2021년 9월 9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시즌 첫 1군 등판이었다. 류원석은 “살면서 가장 긴장했던 날”로 꼽았다. 이날은 류원석 투구의 요약이었다. 첫 두 타자를 깔끔히 삼진 처리. LG 덕아웃은 물론 한화 덕아웃에서도 탄성이 나왔다. 그런데 욕심이 났다. 조금 더 세게 던져보겠다는 마음에 구속을 올렸고, 3타자 연속 볼넷이 나왔다. 만루 상황에서 경헌호 투수코치의 마운드 방문. 강판을 예상했으나 “안 내릴 테니 던지고 싶은 대로 던져”라는 말을 들었다. 그렇게 류원석은 자신감을 찾았고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다. 올해 최고구속은 156㎞까지 찍혔다. 해마다 조금씩 상승 중. 류원석도 “더 오를 거란 자신감은 있다”고 했다.
류원석을 지켜본 모두가 그를 응원한다. 류지현 감독은 “정말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2군에서 보여준 제구를 1군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면 우리 팀에 엄청난 보탬이 될 선수”라고 칭찬했다. 스스로도 “우리 팀에서 나를 응원해주지 않은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심지어 까마득한 후배들도 “형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한다. 류원석은 “막내들이 그런 얘기를 한다면 누군가는 기분 나빠할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런 한마디가 너무 고맙다”며 “그 바람들 때문에라도 한 번은 터졌으면 좋겠다. 자신 있다”고 다짐했다.
“(김)광삼 코치님께 힘들다는 얘기 할 때마다 ‘넌 왜 네 자신을 못 믿나. 넌 충분히 괜찮은 선수인데 혼자 걱정이 앞서는지 모르겠다’고 야단치셨다. 나도 못 믿던 나를 주위에서 믿어줬다. 그러면서 나도 조금씩 류원석을 믿기 시작했다. 해마다 발전했다. 지금의 구속도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터질 거라는 확신은 있다. 아무 것도 아닌 나를 응원해주시는 LG 팬들에게, ‘올해는 터집니다’라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
‘모 아니면 도’. 지난해까지 류원석의 투구 스타일이다. 윷판에서 때로는, 도가 모를 잡기도 한다. 우직하게 한 걸음씩 내딛는다고 목적지를 밟지 못하라는 법은 없다. 구속이 132㎞에서 156㎞까지 올랐는데 여전히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구속보다 더 큰 무기인 자기 확신을 얻었다. 류원석의 156㎞ 마구도 과정일 뿐, 결과는 아니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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