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떨어진 낡은 전투기들, 이젠 날개 접어야 [핫이슈]

윤상환 2022. 1. 1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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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36년 F-5E 전투기 추락
2000년후 동일기종 12대 사고
"목숨 담보로 임무수행"하소연
노후기종 과감하게 퇴역시켜야
공군 F-5 전투기 [사진 = 연합뉴스]
공군 전투기 중 대표적인 노후 기종인 F-5E 전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전투기 사용 연한은 통상 30년인데 사고 전투기는 도입한 지 36년이 됐다고 한다. 벌써 퇴역했어야 할 낡은 전투기를 몰다가 사고를 당했다니 안타깝다.

공군이 운용 중인 F-5 전투기는 2000년 이후 모두 12대가 추락했다. 노후 기종을 몰고 있는 조종사들은 "목숨을 담보로 임무를 수행한다"며 하소연한다고 한다. 진작에 폐기시켰어야 될 기종이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공군은 사고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공군의 F-5E는 1975년부터 미국에서 도입됐고 F-5F는 1983년부터 국내에서 조립·생산됐다. 현재 공군은 F-5 계열 전투기 80여대를 보유 중이다. F-35A 스텔스전투기와 공중급유기,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UAV) 등 최첨단 공군력을 가진 우리 공군에 아직도 30년이 지난 노후 전투기가 많다고 하니 믿어지지 않는다.

공군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하는 KF-21 전투기의 도입 예상 시기인 2026년 이후 순차적으로 F-5E를 퇴역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F-5계열 전투기의 기종 노후화에 따른 유사한 사고 재발 우려된다. 공군 예비역 장교는 "KF-21의 도입계획이 늦어지면서 노후 기종의 퇴역도 지연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전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제시한 공군의 적정 전투기 보유 규모는 430여대 정도다. 전략적 타격 능력을 갖춘 하이급 전투기(F-35A, F-15K) 120여대, 다양한 작전에 투입할 미디엄급 전투기(KF-16, F-16) 220여대, 지상군을 지원하는 로급 전투기(KF-5, F-5, FA-50) 90여대를 갖춰야 유사시 효과적인 공중작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공군의 전투기 보유 규모는 410여대 수준이고 2024년 360여 대로 감소할 예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군이 노후화된 전투기를 과감하게 도태시키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도 페이스북에 "조종사들의 순직이 노후화된 전투기 때문이라면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공군 수원기지에서 이륙한 F-5E 1대가 화성시 정남면 관항리 인근 야산에 추락했다. 조종사인 심모 대위는 비상 탈출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당시 심 대위는 두 차례 "이젝트"(Eject·탈출하다)를 외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비상탈출 장치를 작동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공군은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공군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전력 공백을 최대한 줄이면서 노후기종을 퇴역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윤상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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