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9회말 2아웃부터' 짜릿한 프로야구 역대 역전 끝내기

김가현 2022. 1. 1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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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9회말 2아웃 끝내기 모음

(MHN스포츠 김가현 기자) "야구는 9회 말 2아웃부터"라는 말이 있다.

9회 말 2아웃에 드라마처럼 역전하는 그림이 자주 나와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9회 말 2아웃에 끝내기 안타, 홈런을 쳐서 승리를 확정 지은 경기는 많다.

그러나 9회 말 2아웃은 자신이 아웃당하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동점의 경우 연장으로 가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상대 투수도 전력으로 투구하는 이 시점에서 부담감을 떨치고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다.

야구는 9회 말 2아웃부터!



[사진=연합뉴스]

최형우는 한국시리즈에서 끝내기 안타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2014년 11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회 말 2아웃 끝내기 적시타로 승리했다.

1:0으로 리드하고 있던 넥센은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내보내며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선 상태였다. 그러나 넥센의 유격수 강정호의 실책으로 승리의 추가 기울기 시작했다. 곧이어 손승락이 박한이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으나 다음 타자 채태인이 출루하여 2사 1, 3루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형우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2루타를 만들어냈다. 최형우의 큼지막한 타구에 3루와 1루 주자 모두 홈으로 들어오면서 기적같이 승리했다. 삼성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축제의 날이자, 넥센 팬들에게는 악몽 같은 날로 남게 되었다.

인생이 한 편의 소년만화, 데뷔 첫 타석에서 9회 말 2사 만루 홈런



[사진=2001년 당시 두산 베어스 로고/두산 베어스 공식 홈페이지]

야구선수로서 데뷔 첫 타석은 인생에 가장 중요한 시점이자 그만큼 긴장되는 시간이다.

이러한 긴장감을 딛고 데뷔 첫 타석 9회 말 2아웃 주자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끝내기 만루 홈런을 때린 선수가 있다. 바로 두산 베어스의 송원국이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2001년 6월 23일 잠실구장에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6:6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이 상황에서 강봉규의 대타로 송원국이 출전했고, 현 SSG 랜더스의 감독인 김원형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프로 데뷔 첫 타석 끝내기 만루 홈런이라는 소년 만화 같은 사건을 일으켰다.

모든 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단단히 각인시킨 송원국은 한국시리즈에도 출전하는 등 야구 선수로써 꽃길만 걸을 것 같았다. 그러나 1년 후 교통사고로 인해 회복하기 힘든 부상을 당하면서 선수로써 꿈을 접어야만 했다.

9회 말 2사 만루 투쓰리 풀카운트



[사진=연합뉴스]

"9회 말 2사 만루 투-쓰리(쓰리-투) 풀카운트"라는 말도 있다. 동점과 파울을 제외하면, 다음 투구로 그날의 경기 결과가 결정된다. 이 한 타석으로 타자와 투수는 영웅이 되기도 하고 역적이 되기도 한다. 이 상황에서 끝내기를 친다는 것은 9회 말 2아웃보다 훨씬 나오기 힘들다.

불과 1년 전, 강민호는 9회 말 2사 만루 풀카운트에서 안타를 때려내 팀에게 승리를 가져다주었다.

지난 2020년 7월 16일,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기아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는 7:7 동점 9회 말 2사 만루 풀카운트를 맞았다. 카운트 내내 끌려가던 강민호는 신인 투수인 정해영의 직구를 받아쳐 결승타를 만들어냈다.

직후 인터뷰에서 강민호는 "공이 너무 힘차게 들어오길래 나도 자신감 있게 쳤다"라고 답하며 베테랑의 위엄을 보여주었다.

KBO 유일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



[사진=기아 타이거즈 공식 홈페이지]

야구의 9회 말은 조금 특별하다. 원정 팀이 9회초까지 점수를 내지 못하면 9회 말이 아예 없어지기도 하고 홈 팀이 원정 팀의 점수를 넘으면 3아웃이 되지 않아도 경기를 끝낼 수 있다.

한국시리즈 7차전 9회 말 1아웃, 기적같은 한 방으로 경기가 끝났다. 기아 타이거즈의 팬이라면 잊을 수 없는 경기일 것이다.

3선승제인 한국시리즈에서 7차전은 더는 물러설 곳 없이 승자와 패자가 정해지는 중요한 경기다. 지난 2009년 10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SK 와이번스와 기아 타이거즈는 9회 1아웃까지 5:5 접전을 펼쳤다.

타석에 들어선 3번 타자 나지완은 SK 투수 채병용을 상대로 2-2카운트에서 몸쪽 높은 직구를 잡아당겼다. 제대로 맞은 공은 펜스를 넘기며 2009년 기아 타이거즈의 우승을 결정짓는 명장면으로 남게 되었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며 승리가 확실해 보여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특히 경기를 보러 야구장에 간 날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맛 봤다면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최고의 경기가 되기도 한다.

9회 말에 각본 없는 드라마를 쓰는 자신의 팀을 보면서 세상이 떠나가라 환호하는 것이, 야구팬들이 아무리 자신의 팀을 욕해도 계속 야구를 챙겨보게 되는 이유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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