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분, 89분에 불린 경기 종료 휘슬, 네이션스컵 황당 주심 논란
[스포츠경향]
축구의 전·후반 정규시간은 90분이다. 그런데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정규시간을 채 채우기도 전인 85분과 89분에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리는 어이없는 상황이 나왔다. 2022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조별리그에서 나온 장면이다.
13일 카메룬 림베 옴니스포츠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말리-튀니지전. 말리가 1-0으로 리드하던 후반 40분 갑자기 잠비아 출신의 주심 재니 시카즈웨가 경기 종료를 알리는 수신호와 함께 휘슬을 길게 불었다. 그러면서 경기장을 떠나려고 했다. 급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튀니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곧바로 어필하자, 경기는 1분 만에 재개됐다.
이상한 상황은 이어졌다. 시카즈웨 주심은 약 30초 뒤에 말리의 엘 빌알 투레에게 레드카드를 뽑아들었다. 그리고 3분이 지나 또다시 경기 종료 휘슬이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중계화면 상으로 89분43초에 일어난 일이다. 정규시즌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두 번이나 경기를 끝낸 것이다. 앞선 일로 분노했던 튀니지측에서 강력한 항의가 이어졌다. 결국 시카즈웨 주심은 동료 심판과 경비 인력의 도움을 받고서야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경기 종료 뒤 20분이 지난 시점에서 경기 재개를 결정했다. 주심은 교체됐고, 말리 모하메드 마가수바 감독은 기자회견 중에 다시 그라운드로 나와야 했다. 수훈선수 인터뷰도 두 번이나 진행됐다. 그렇지만 튀니지 선수들은 경기를 보이콧했다.
튀니지 몬데르 케바이에르 감독은 “추가 시간이 7~8분 있었다”며 “주심의 결정을 설명할 수 없다. 심지어 보조심이 추가 시간을 알려주는 보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휘슬이 울렸다”면서 분노했다.
시카즈웨 심판의 이해할 수 없는 경기 진행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시카즈웨 심판은 네이션스컵은 물론 2016년 클럽 월드컵 결승전,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심판을 봤던 아프리카 최고의 심판 중 하나다. 그렇지만 2018년 아프리카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부패 등 위법한 내용이 걸려 징계를 받은 적도 있다. 야후스포츠는 “글로벌 축구에서 수상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지만, 이런 최악의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축구연맹의 후속 조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대로 말리의 1-0 승리가 될지, 튀니지의 몰수패가 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재경기 가능성도 열려 있다. 튀니지에서 공식 항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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