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도깨비 깃발'을 내려라 [편파적인 씨네리뷰]

이다원 기자 2022. 1. 13. 07: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공식포스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편파적인 한줄평 : 정신이 사납구나.

소리만 질러대니 정신이 사납다. 너도 나도 힘을 빡 준 터라 ‘텐션’ 과부하가 걸린다. 웃기려고 대놓고 의도하니 보는 이의 마음은 싹 식는다. 좀처럼 ‘재미’란 섬에 꽂히질 않는, ‘해적: 도깨비 깃발’(감독 김정훈)이다.

‘해적: 도깨비 깃발’은 의적단 두목 ‘무치’(강하늘)와 해적단 단주 ‘해랑’(한효주)의 세력들이 고려 말 왕실에서 사라진 보물을 찾아나서기 위한 모험활극이다. 그들처럼 보물을 노리는 빌런 ‘부흥수’(권상우)와 한판 싸움을 벌인다.


기대가 높다면 실망감도 크다. 전작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을 재밌게 본 관객이라면 재미와 ‘병맛’이 확 감소한 걸 느낄 수 있다. 김남길, 손예진, 유해진의 앙상블에 비해 강하늘, 한효주, 이광수의 합은 큰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

전작을 꼭 보지 않아도 된다. 전혀 다른 이야기라 이해하는 데에 진입장벽이 낮다. 하지만 기대치가 낮아도 실망할 수 있다. 가볍게 즐기는 오락액션물이라지만 평이한 전개, 판에 박힌 캐릭터, 말맛 살리지 못한 대사들로 126분 지루하게 만든다. 철썩철썩 파도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한효주의 변신은 굉장히 아쉽다.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 걸크러시 캐릭터를 의도한 건 알겠으나 키를 잘못 잡았다. 해적단을 이끄는 여성 단주를 표현하기엔 고래고래 소리지르거나 눈을 치켜뜨는 등의 제스처만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성량이 부족한 듯, 파도가 배를 집어삼킬 듯한 긴박한 상황에선 목소리가 묻힌다.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그의 대사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다. 강하늘과 시너지 효과를 빚어낼 리 만무하다.

늘 자연스러운 얼굴을 보여준 강하늘도 이번엔 버겁다. 만화같은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표정과 표현력이 간혹 선을 넘는다. ‘B급맛’을 잘 보여주던 그의 장기가 이번엔 잘 통하질 않는다.

이광수는 이광수다. 그냥, 이번에도 이광수일 뿐이다.

그나마 드넓은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액션이나 볼거리는 영화의 작은 미덕이다. 별 생각 없이 탁트인 풍광 속 액션을 즐기고 싶은 이라면 팝콘과 함께여도 나쁘진 않다. 오는 26일 개봉.

■고구마지수 : 1.5개

■수면제지수 : 3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