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홍혜란 "희망과 힘 전하는 노래 들려주고 싶어요"

임동근 2022. 1.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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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예술의전당서 독창회..슈베르트부터 한국 가곡까지
소프라노 홍혜란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소프라노 홍혜란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톰프뮤직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3

(서울=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이 취소되면서 위축되기도 했지만 이렇게 있으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이번 무대에서는 저의 기량을 뽐내기보다 지금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힘을 전하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홍혜란(40)이 오는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희망(HOPE)'이란 제목의 독창회를 연다. 2018년 이후 4년 만의 독창회에서 그는 한국 가곡과 독일 및 스페인 가곡을 선사할 예정이다.

홍혜란은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톰프뮤직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코로나 시대에 연주회를 한다는 것이 맞는 일인가 고민했다"며 "하지만 음악가로서 힘든 이들을 위로하고 힘을 주기 위해 공연 제목을 '희망'으로 정하고 무대에 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공연 프로그램도 오페라 아리아를 배제하고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가곡들로 구성했다. 공연 중에는 이 가곡들이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관객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홍혜란은 "오페라 아리아는 오페라 속 캐릭터로서 노래하기 때문에 작곡가의 의도를 표현하는 데 집중하지만, 가곡으로만 꾸미는 이번 공연은 노래에 담긴 의미를 제가 어떻게 생각하고 또 어떻게 표현하는지를 관객과 이야기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프라노 홍혜란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소프라노 홍혜란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톰프뮤직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3

공연 1부에서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세레나데' '숭어' 등 5곡과 스페인 작곡가 페르난도 오브레스의 '스페인 고전 가곡'에 실린 7곡을 노래한다.

이 선곡에 대해 그는 "슈베르트 가곡의 경우 듣자마자 알 수 있는 곡들이어서 관객들이 노래를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스페인 가곡은 삶을 이야기하면서 힘을 주는 열정적인 곡"이라고 했다.

2부에서는 2020년 발매한 '희망가' 앨범에 실린 가곡 중 '산촌' '진달래꽃' '희망가' 등 6곡을 들려준다. 이들 노래는 가족들과의 추억이 담긴 곡이다.

홍혜란은 "'희망가' 앨범은 2019년에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드리는 선물이다. 아버지가 자주 부르셨던 '희망가' '보리밭' '봉선화' 등을 수록했다"며 "이번 무대에서 선보이는 한국 가곡은 가족들과의 추억이 담겨 있어 노래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홍혜란은 201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맥베스'로 메트 오페라에 데뷔한 뒤 벨기에, 룩셈부르크, 러시아, 브라질 등에서 오페라 주역으로 무대에 섰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2019년부터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1년에 상을 타고 주목을 받은 이후 다른 사람보다 잘하고 싶고, 세계적인 무대에 서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경쟁심으로 노래하는 즐거움을 잊어버렸죠. 옆도 안 보고 그렇게 달려왔는데 그런 삶은 제가 바라던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족들 곁에 있고 싶어지던 차에 한예종에서 교수 제안이 왔고, 아기도 생기면서 귀국하게 됐습니다."

소프라노 홍혜란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소프라노 홍혜란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톰프뮤직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3

홍혜란의 남편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테너 최원휘다. 한예종 1학년 때 만났던 친구가 지금은 남편이 되어 있다. 다음 달에는 부산에서, 그리고 6월에는 대전에서 둘만의 무대도 꾸밀 예정이다.

부부 성악가의 장단점을 묻자 홍혜란은 "20년을 같이 지내왔는데 같은 일을 해서 각자의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것이 어렵지만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말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조언을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악을 하는 선배 음악가로서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해외에서 활동하며 의견을 분명히 표현하지 못한 것이 콤플렉스였다"면서 "기계처럼 노래하기보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떻게 전달할지를 공부하고, 노래 안에서 자기주장을 확실히 펼 수 있는 성악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모든 분의 소망이겠지만 새해에는 코로나가 빨리 끝났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더 좋은 선생님, 더 좋은 엄마가 됐으면 해요. 관객분들이 이번 공연에서 희망을 찾고 가셨으면 합니다."

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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