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자영업자들, 대출금 상환에 새해 벽두부터 '탄식'

심영석 기자 2022. 1. 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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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로 임박한 대출상환, 금리·환율 들썩에 제조업체 부담
선순환 없이 꽉 막혔다.."대출금 상환유예 절실" 한목소리
대전충남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이 강화된 사회적거리두기 시행으로 매출도 바닥인 상황에서 정부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 유예’ 조치 3월31일 종료 등 늘어나는 부담에 탄식이 또다시 깊어지고 있다. ©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 10년간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52·여)는 지난 2년간 두 번에 걸쳐 은행에서 총 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그 돈은 고스란히 임대료와 기존 대출 이자 갚는 데 사용해 손님들에게 제공할 수저 하나 바꾸지 못했다. 오는 3월31일 종료되는 정부의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 유예’ 조치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상환금 마련 걱정에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루고 있다.

‘올해는 좀 달라지겠지’라는 희망으로 임인년 새해를 맞은 대전·충남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은 연초부터 탄식과 함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강화된 사회적거리두기 시행으로 매출도 바닥인 상황에서 Δ정부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 유예’ 조치 3월31일 종료 Δ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Δ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률 상승 등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재정압박감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기·자영업자들은 ‘찔끔찔끔 주는 손실보상금’ 등 땜질식 처방 대신 단계적으로 회생·회복이 가능한 대책을 세워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3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우선 자영업자들은 대출 만기연장과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3월 말에 종료된다는 게 가장 부담이자 두려움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전 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씨(42)는 “장사로 돈을 벌어 집에 생활비를 제대로 줘야 하는데 지난 2년간 그러질 못했다. 말 그대로 빚으로 버텼다”라며 “딱 한달 반 제대로 장사하게 해놓고 다시 묶어 버렸다. 돈 벌 시간을 줘야 대출금 갚을 것 아니냐”라고 항변했다.

이번 주에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도 이들에게는 ‘폭탄’과도 같다.

당장 은행에 내야 할 이자부담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두 차례(8월‧11월), 각각 0.25%p 씩 총 0.5%p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대전 유성구 궁동 대학가에서 소주방을 운영하는 C씨(48)는 “제대로 장사도 못 하게 만들어 놓고 대출 이자까지 올린다니 어이가 없다. 게다가 이미 세 번 연장해줬으니 원금을 갚으라고 한다”라며 “자영업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지 말고 근본적 처방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실제,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만기가 연장된 대출 규모는 이달 초 기준 127조8700억원에 달한다.

대출 만기 재연장 등 정부의 획기적 조치가 없는 한 3월 이후 엄청난 ‘빚 폭탄’이 중소기업·자영업자들에게 쏟아져 대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지난 2년간 정부의 땜질 처방식 경제정책을 맹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충남 아산시에서 기계부품 표면처리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D대표(58)는 “내수든 수출이든 어느 한쪽이라도 경기가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해야 하는데 기준 없이 우왕좌왕”이라며 “해외 원자재, 국내 물가 다 올랐다. 찔끔찔끔 손실보상도 국민들 마음만 상하게 하는 등 어렵더라도 긴 안목으로 정책을 편 것이 하나도 없다”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이밖에 최근 1200원 안팎에 머물 정도로 급등한 원·달러 환율도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조업체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석유·목재 등 천연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국내 제조업체들은 원자재·중간재를 수입해 최종재를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석유 전량을 수입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환율상승이 유가는 물론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소비까지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12일 기준 대전지역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615원이라는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중소기업들과 자영업자들이 지난 2년간 소위 ‘버티기’ 위해 대출을 받았으나 코로나는 여전히 진행형이니 걱정”이라며 “이들이 회생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 대출금 만기 연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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