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1라운더' 이제 강효종을 기억해야 할 때가 왔다

정철우 2022. 1. 13.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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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출발이었다.

유망주들이 많은 서울권에서 1차 지명을 받은 투수였다. 계약금이 아주 많지는 않았지만 2억 원을 받으며 나름의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참고로 이정후(키움)가 신인 시절 받은 계약금이 2억 원이었다.

하지만 1년 새 완전히 잊혀진 이름이 됐다. 많은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였지만 어디서도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1차 지명 유망주에서 잊혀진 이름이 된 LG 2년차 투수 강효종(20)이 주인공이다.

2021시즌 1라운더인 강효종이 LG 마운드이 히든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강효종은 입단 당시 많은 관심을 모았다. 140km대 중반의 패스트볼과 회전력 좋은 슬라이더를 갖고 있는 투수였다.

하지만 당장 즉시 전력이 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아직 몸이 힘 있는 공을 뿌릴 수 있는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강효종은 마음이 급해졌다. 1차 지명 선수로서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어떻게든 강한 공을 뿌리는 것에만 온 신경을 집중했다.

자연스럽게 부상이 찾아왔다. 강한 공을 던질 몸이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해 힘만 쓴 탓에 몸에 탈이 왔다.

부상에서 회복된 뒤에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몸이 갖춰지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였다. 강효종이 1라운더 신인임에도 급격하고 빠르게 잊혀져갔던 이유다.

LG 관계자는 "몸은 아직 고교 1,2년 생 정도 수준인데 프로 레벨의 공을 뿌리려다 보니 몸에 무리가 왔다. 밸런스도 크게 무너졌다. 밸런스가 무너지다 보니 꾸준하게 자기 공을 던질 수 없게 됐다. 트랙킹 데이터 분석에서도 던질 때 마다 수치가 달라졌다. 어느 날은 아주 좋은 숫자가 찍혔다가 어느 날은 또 형편 없는 숫자가 찍히곤 했다. 꾸준함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1군에서 뛸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일단 몸을 만드는 것이 필요했다"고 설명 했다.

강효종은 지난 해 1군에서 단 한 차례의 등판 기회도 잡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서도 5경기에 등판해 10.2이닝을 던져 12안타를 맞았고 볼넷을 무려 13개나 내줬다. 몸에 맞는 볼도 4개나 나왔다. 피안타율도 0.293으로 높았다. 평균 자책점이 8.44나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런 강효종에게 조금씩 빛이 들고 있다. 1년간의 노력으로 체력적인 준비가 서서히 되기 시작했고 하체를 중심으로 한 밸런스 잡힌 투구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

신인. 재활 선수 캠프에서 뚜렷한 기량 향상을 보이고 있다. 다시 그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고 있는 이유다.

류지현 LG 감독은 새 시즌 구상을 밝히며 "선발 투수는 최소 8,9 명은 확보가 돼야 한다. 5선발도 확실치 않아 고민이 많기는 하지만 선발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은 더 만들어 놓아야 한다. 지난 해 조금씩 경험을 쌓은 투수들이 있다. 그리고 강효종도 주목하고 있다. 강효종이 지금 페이스를 이어가 준다면 올 시즌 쏠쏠한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당히 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LG 관계자는 "강효종이 많이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로에 와서 새로 익힌 하체 위주의 투구 폼에 많이 적응하고 있다는 칭찬을 받고 있다. 들쑥날쑥 했던 제구력도 많이 향상되고 있다는 보고가 계속 올라오고 있다. 당초 올 시즌 후반기에나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 됐지만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전반기에도 힘을 보탤 수 있는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강효종이 가세하게 되면 마운드에는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투 피치 유형 투수지만 밸런스가 일단 잡힌 만큼 다른 구종에도 도전해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강효종은 최고 2400rpm의 높은 회전수를 보여주는 묵직한 패스트볼이 장점인 선수다. 지금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으면 패스트볼 구속도 140km대 후반까지는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년 새 잊혀졌던 이름이 됐던 강효종. 그러나 짧은 침묵을 깨고 대중 앞에 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 이 겨울을 잘 보내기만 한다면 LG는 마운드에 또 다른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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