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일본에 앞선다는데..[광화문]
일본과 한국의 비교가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위 국뽕을 위해서 우리쪽에서 나온 자료가 아니다. 대장성 관료 출신 경제학자 노구치 유키오 히도츠바시대학 명예교수와 일본내 싱크탱크인 일본경제연구센터(JCER)의 자료가 바로 그것들이다.
노구치 교수는 다양한 통계를 들며 "한국은 일본보다 풍요로운 나라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1인당 GDP(2020년 기준)가 일본(4만146달러, 한화 4817만원)이 한국(3만1496달러, 3780만원)보다 아직 높으나, 문제는 '성장률'"이라며 "20년 후 일본의 1인당 GDP는 한국에 2배 이상 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일본은 2000년부터 경제규모가 20년간 1.02배 늘어난 것에 비해 한국은 2.56배 성장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최근 발표한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도 한국은 23위, 일본은 31위로 차이가 난다.
일본경제연구센터도 1인당 명목 GDP가 2020년 기준 일본 3만9890달러, 한국 3만1954달러에서 2025년까지 한국은 연 6% 증가하는 데 비해 일본은 연 2% 성장에 그치면서 2027년이면 역전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다 한국에도 뒤진다'는 일본의 자성 속에 나온 몇몇 통계는 뜯어보면 사실 한국에게는 뼈아픈 부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2020년 평균임금은 일본 3만8515달러, 한국 4만1960달러로 한국이 앞선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2020년 구매력 기준 1인당 소득을 보면 한국이 4만2381달러, 일본이 4만232달러로 한국인의 평균 소득이 일본인보다 5%가량 높다. 경제규모에 비해 이처럼 임금이 일본에 비해 한국이 높다보니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의 경쟁력에서 뒤지기 마련이다.
문제는 이것뿐이 아니다. 돈도 더 벌고 더 많은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얘기지만 삶은 정말 더 풍요로와진 걸까. 삶에 대한 의욕의 꺾임과 단절감을 상징하는 자살률은 한국의 경우 1997년까지 인구 10만명당 15명 이하였으나, 2020년엔 10만명당 25.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20년 인구 10만 명당 일본의 자살률은 16.7명에 불과하다. 장기간 집에 틀어박혀 사회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히키코모리, 집단적 괴롭힘을 의미하는 이지메 등 사회적 부조리나 병리현상의 원조로 일본이 꼽혀왔다. 하지만 일본은 그같은 징후에서 서서히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한국은 해당 현상들이 오히려 심화되는 상황이다.
대표적 빈부격차 지표인 지니계수(2017년 기준)의 경우 한국(0.355)이 일본(0.308)보다도 높다. 자살율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노인 빈곤율(2016년 기준)을 따져보면 한국이 48.6%인데 비해 일본은 19.4%에 그친다. 집값이 뛴 최근 몇년간과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상황에서 골목에서 박스를 줍거나 폐지가 담긴 카트나 손수레를 힘겹게 끌고가는 어르신을 본 기억이 최근에 더 늘지 않았던가.
다시 일본과의 비교로 돌아오면 일본과의 경쟁에 우위에 섰다는 근거로 이른바 K-컨텐츠의 위력을 떠올리곤 한다. 영화 '기생충'이 칸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상을 석권하고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의 전세계 1위 컨텐츠로 부상한데 이어 출연배우 오영수는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까지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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