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샴푸·세제 10%씩.. 생필품까지 줄줄이 오른다

송혜진 기자 2022. 1. 13. 03: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방위 물가 상승에 "사재기라도 해야할판"

“이젠 치약 하나도 기본 4000원씩 하네요. 정말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나 봅니다.” 12일 한 주부 커뮤니티에 이 글이 오르자 금세 댓글 10여 개가 달렸다. “오늘 마트에서 휴지랑 생필품 몇 개 샀는데 6만원 넘게 깨졌다” “더 오르기 전에 사재기라도 해야 할 판” “한 달에 두 번만 장 봐도 살림이 휘청한다” 같은 내용이었다.

지난 연말 식품 물가 상승이 서민 밥상을 덮친 데 이어, 올 들어 치약·샴푸·화장품 같은 생필품 가격까지 줄줄이 뛰면서 생활 물가 상승세가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최근 환율이 오르며 수입물가지수가 잇따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주요 원·부자재 가격이 치솟자 생필품 가격도 같이 뛰고 있는 것이다. “가격이 오르지 않는 품목을 찾는 게 더 빠를 지경”이라는 말이 소비자 사이에서 나올 정도다.

◇둑 터진 듯 덮친 생활 물가 상승

애경산업은 지난 1일부터 샴푸·세제·섬유유연제·생리대 같은 주요 생활용품 출고 가격을 평균 10% 올렸다. 출고가가 오르자 각 유통업체도 이를 반영해 소비자 가격을 인상했다. 한 대형 마트 기준 ‘리큐 진한겔 세탁세제’는 1만1900원에서 1만3900원으로 2000원(17%), ‘르샤트라 섬유유연제’는 7900원에서 8900원으로 1000원(13%) 올랐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 마트, 백화점, 편의점 같은 주요 유통 채널 모두에서 주력 제품 가격을 함께 인상한 것은 1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도 편의점에서 파는 생활용품 36종의 가격을 이달부터 올렸다. 페리오 치약(46cm 쿨민트 치약 100g) 가격은 기존 3500원에서 3900원으로 11.4%, 세탁 세제 테크(750g)는 4800원에서 5500원으로 14.6% 올랐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샴푸와 보디워시 같은 생활용품 가격을 이달 말 인상할 예정이다.

이 업체들은 “각종 원·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까지 계속 올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세제와 비누에 들어가는 팜 스테아린 오일 가격은 2019년 말 t당 527달러에서 작년 3분기 1091달러로 2년 만에 배로 뛰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 생활용품은 재료비 비율이 높기 때문에 원·부자재 가격 급등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이 가장 많이 찾는 기호식품 중 하나인 커피 값은 도미노 인상 조짐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13일부터 카페 아메리카노와 카페 라떼, 카푸치노 같은 제품 23종을 400원씩, 캐러멜마키아또 같은 제품 15종은 300원씩 올린다. 동서식품도 커피 제품 출고 가격을 14일부터 평균 7.3%씩 올리기로 했다.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 제품은 1만1310원에서 1만2140원으로, 맥심 카누 아메리카노 90g 제품은 1만4650원에서 1만5720원으로 7.3%씩 가격이 오른다.

편의점 맥주 값도 올랐다. 수입 맥주 1위 업체 하이네켄 코리아는 4캔에 1만원씩 하던 프로모션 제품 가격을 1만1000원으로 올렸다. 수제 맥주업계 1위 제주맥주도 오는 2월 1일부터 제품 6종의 공급가를 10%씩 올린다. 여기에 정부는 오는 4월부터 맥주와 막걸리에 붙는 주세를 각각 2.49%, 2.38% 인상하기로 했다. 올해 4월부터는 500mℓ 맥주 2캔을 사면 세금을 20.8원 더 내야 한다.

◇달러 뛰니, 계속 오른다

최근 미국이 긴축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진 것도 물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대두 같은 수입산 원재료 가격이 계속 뛰면서 식품업체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자사 브랜드의 고추장·된장·쌈장 같은 장류 가격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국내 간장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샘표는 작년 말 간장 17종의 출고가를 8%가량 올렸다.

수입 화장품 가격도 뛰고 있다. 미국 화장품업체 에스티로더그룹은 지난 1일부터 색조 화장품 브랜드 ‘맥’ 3만원대 립스틱 제품과 ‘더블웨어 파운데이션’ 가격을 1000원씩 인상했다. 향수 브랜드 ‘조말론 런던’은 100mL와 50mL 제품을 가격을 각각 4000원, 2000원 올렸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