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배의 공간과 스타일] [117] 새 출발의 희망을 상징하는 색
뉴욕에 도미니크 안셀(Dominique Ansel)이라는 제과사가 있다. ‘크로넛(크루아상과 도넛의 결합)’을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의 유명 베이커리를 포함한 수많은 빵집에서 짝퉁을 만든 전설의 제품이다. 1인당 2개밖에 팔지 않는 이 빵을 사기 위해서 뉴요커들은 새벽부터 몇 시간씩 상점 앞에서 기다린다. 대신 줄을 서주는 아르바이트까지 생겼다. 도미니크 안셀의 별명은 ‘미식(美食)의 반 고흐’다. 노란색을 많이 썼던 고흐처럼 소호에 위치한 그의 매장 상표는 노란색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디지털 프로젝션 전시에 가장 먼저 선택된 화가가 반 고흐다. 그리고 구스타프 클림트가 뒤를 잇고 있다. ‘해바라기’ ‘밤의 카페테라스’ 등 노란색이 특별한 고흐의 그림들과, ‘키스’와 같은 작품에서 삶의 화려한 순간을 담고자 황금색을 대거 도입했던 구스타프 클림트. 이 두 화가가 우선적으로 선택된 이유는 노란색과 연관이 있다.
노란색은 일반적으로 기쁨이나 희망을 전달한다. 이런 상징성으로 밀라노나 포틀랜드는 시(市)의 무료 자전거 색상을 노랑으로 선택했다.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노란색 벽돌 길은 주인공들에게 희망을 안내한다. 독일의 음반회사 그라모폰(Gramophone)이나 지금은 사라진 필름회사 코닥(Kodak)의 노란색도 유명하다. 눈에 잘 띄는 선명성 때문에 뉴욕의 택시나 리스본의 유명한 28번 전차의 색으로도 선택되었다<사진>.
노란색은 스펙트럼도 꽤 넓다. 레몬이나 오렌지 등의 감귤류인 시트루스(Citrus), 꽃술에서 축출하는 향신료 새프런(Saffron), 황금빛 수확을 뜻하는 ‘골든 하비스트(Golden Harvest)’ 등은 디자인 영역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들이다. 매년 색채 예보를 주관하는 단체들은 2년 연속 유사한 색채를 예보했다. ‘요정(Very Peri)’으로 표현한 청보라와 함께 ‘희망(Hope)’으로 은유된 노랑을 올해의 색으로 선택했다. 코로나 시국을 벗어나고자 하는 소망과 긍정적 사고, 새 출발의 희망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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