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낮은 임금..日 기시다 총리 "3% 이상 인상" 통할까?
[앵커]
기시다 일본 총리가 요즘 각 기업체에 임금 인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평균 임금에서 한국에 추월당하는 등 후퇴하는 경제에 활로를 찾겠다는 건데 근본 문제는 따로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노동조합 단결해 힘내자! 힘내자!"
일본 최대 노조 단체인 '렌고'
다음 달 시작하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4% 인상 목표를 반드시 이루겠다며 각오를 다집니다.
[요시노 토모코 /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장 : 일본의 임금은 1997년을 정점으로 늘지 못한 채 지금은 선진국 가운데 하위에 놓여 있습니다.]
일본의 연 평균 임금은 20여 년간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한국에 역전당한 뒤 두 나라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1인당 GDP 역시 머지않아 한국이 일본을 앞지르게 될 것이란 분석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이후 금융 완화를 앞세운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경기를 살렸다고 과시한 아베 전 총리의 말이 무색한 셈입니다.
기시다 총리가 임금 인상을 통한 분배를 강조하는 것은 사실상 국민 생활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현실 인식 때문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 사람이 가치를 만드는 경제에 있어 미래에 대한 투자를 의미하는 기업의 임금 상승은 앞으로 경제 성장에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임금이 올라가면 국민 소비가 늘고, 이 돈이 다시 기업으로 흘러가는 선순환을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금을 올리는 기업은 세금을 줄여주는 등 유인책도 내놨습니다.
하지만 임금 인상만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쿠라다 켄고 / 일본 경제동우회장 : 이번이야말로 개혁을 확실히 이뤄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과 사회를 만들 계기라고 계속 얘기하지 않으면 (임금을 인상해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국민도 정부도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아날로그 사회 일본의 문제를 비로소 실감했습니다.
선진국 대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개혁을 이끌어가야 할 기시다 총리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YTN 이경아 (ka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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