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지지율 답보' 심상정, 선대위 개편 등 새 출발 고심
[경향신문]
양강 구도 속 안철수 선전
‘독자적 공간’ 만들기 실패
일정 중단하고 긴급 회의
이르면 오늘 쇄신안 발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사진)가 12일 공식 일정 중단을 선언했다. 대선 레이스 내내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무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자 쇄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이날 선거 전략을 ‘제로 베이스’에서 재논의하는 긴급 회의를 열었다.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저녁 “심 후보는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 시간 이후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갔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현 상황’은 심 후보의 지지율 답보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정의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심 후보는 젠더·노동·기후위기 의제를 앞세우며 거대 양당 후보와 차별화한 대선 행보를 했지만 이렇다 할 지지율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 지지율은 3~5% 안팎에서 거의 변동이 없다. 20대 대선이 ‘정권심판론 대 정권재창출’ 구도로 짜이면서 독자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정의당이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부각할수록 당 지지층이 이탈하고, 중도층과도 멀어지는 딜레마도 겹쳤다. 당 관계자는 “심 후보가 양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는 말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심 후보가 당 대표 시절 조국 사태 등으로 당이 ‘민주당 2중대’로 비판받은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 약진도 심 후보와 대비되는 상황이다.
심 후보는 일단 후보직 사퇴나 단일화 등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지금 전혀 기대했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후보와 당 관계자들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졌다”며 “일정을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르면 13일 선거 기조 관련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 정책·메시지를 비롯해 실무 중심 선대위 개편까지 전반적인 선거 전략을 쇄신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는 앞서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지지율 답보 원인을 질문받고 “정권 교체와 시대 변화에 대한 열망이 움직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그 대안으로서 국민들께 믿음을 못 드리고 있다”며 “답답하고 많은 고민이 된다. 여러모로 성찰의 결과를 조만간 말씀드릴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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