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상황 심각" 심상정 일정 전면 중단..지지율 타개책 위한 '긴급 회의' 돌입

김상범 기자 2022. 1. 12. 22:1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패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2일 공식 일정 중단을 선언했다. 대선 레이스 내내 지지율이 한자릿수에 머무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자 쇄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이날 선대위 조직 개편을 비롯해 전반적인 선거 전략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논의하는 긴급 내부회의를 열었다.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공지를 내 “심 후보는 현 선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이 시간 이후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정의당이 언급한 ‘현 선거 상황’은 심 후보의 지지율 답보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정의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심 후보는 젠더·노동·기후위기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호소했지만 이렇다 할 지지율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심 후보의 지지율은 3~5% 안팎에서 거의 변동이 없다. 20대 대선이 ‘정권심판론 대 정권재창출’ 구도로 견고하게 짜여지면서 독자적인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의당이 민주당과의 차별화 노선을 진하게 드러낼수록 오히려 정의당 일부 지지층이 이탈하고, 중도층과도 멀어지는 딜레마도 겹쳤다. 한 정의당 관계자는 “심 후보가 (민주당·국민의힘)양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는 등의 비판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심 후보가 당대표 시절 조국 사태 등으로 ‘민주당 2중대’ 낙인을 얻은 데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비판이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약진 또한 고전을 겪는 심 후보와의 대비 효과를 낳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악재로 인한 반사이익조차 심 후보가 거의 누리지 못하면서, 정의당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는 일단 후보직 사퇴나 단일화 등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금 선거 상황이 전혀 기대했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후보 본인과 당 핵심 관계자들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함과 위기의식이 높아졌다”며 “일정을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날 저녁 당 고위 관계자들과 모여 향후 대응책을 모색하는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심 후보는 이르면 오는 13일 일종의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후보의 정책·메시지 등을 비롯해 시작해 실무 중심의 선대위 구성 등 조직 개편안까지 전반적인 선거 전략을 폭넓게 손보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는 앞서 이날 오후 참석한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지지율 답보 원인을 질문받고 “정권 교체와 시대 변화에 대한 열망이 움직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그 대안으로서 국민들께 아직 믿음을 드리고 있지 못하다”라며 “답답하고 많은 고민이 된다. 여러모로 성찰의 결과를 조만간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21대 총선에서 정의당은 10%의 지지를 받았는데, 이후 2년간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아픈 성찰의 시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