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한국 소방의 역사' 기증한 소방관과 딸
[경향신문]
임형모 전 익산 소방행정과장
딸과 함께 수집한 유물 191점
새로 여는 국립소방박물관에

“1958년 제정된 소방법 초판 책자를 구했을 땐 소방의 역사를 손에 넣은 것 같아서 며칠간 잠도 못 잤습니다.”
전북 익산소방서에서 소방행정과장으로 근무하다 2015년 퇴직한 임형모씨(67)는 1994년부터 한국의 소방 유물을 모으기 시작했다. 당시 내한 전시했던 프랑스 소방박물관의 다양한 소방 유물을 본 것이 계기였다. 임씨는 “한국도 언젠가 소방박물관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국내외 소방 유물 수집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임씨의 소방 유물 수집에는 언제나 딸 보경씨(39)가 함께했다. 두 사람은 주로 인터넷 경매 사이트와 골동품 수집가를 통해 유물을 구입했고, 정성껏 모은 유물을 애지중지 관리해왔다. 임씨는 퇴직 후에도 유물 수집을 계속했다.

이들 부녀는 최근 국립소방박물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20년 넘게 수집해온 소방 유물을 기증하기로 했다. 12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들이 국립소방박물관 추진단에 기증한 소방 유물은 191점에 이른다. 소방청은 경기 광명시 광명동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국립소방박물관을 짓고 있다. 2024년 7월 개관을 목표로 전시할 소방 유물을 찾고 있던 터였다. 임씨 부녀가 기증한 유물 중에는 100여년 전인 대한제국시대에 사용했던 목제 소화기와 1920년대 투척 유리소화탄 등 오래된 소화기구가 있다.
1923년 가정방화수칙 등 화재 예방 홍보물품과 1980년대 지휘관 표장 등도 포함돼 있어 역사적으로나 학술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임씨는 “그동안 한 점 한 점 모은 유물이 새로 건립되는 국립소방박물관에 전시되면 많은 사람들이 소방 역사를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 의미가 깊다”며 “가족들도 (유물 기증을) 지지하고 뿌듯하게 생각해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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