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직원..엔씨 싹쓸이했던 슈퍼개미?

김제관 입력 2022. 1. 12. 21: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3천억 매수
2일후 손절매

오스템임플란트 회사 자금 2215억원을 횡령해 주식 투자 등에 나섰던 직원 이 모씨(45)가 지난해 11월 3000억원가량의 엔씨소프트 주식을 사들인 '슈퍼개미'와 동일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1월 11일 엔씨소프트 주식 70만3325주를 매수하고 21만933주를 매도했다. 개인투자자 1명이 순매수 금액만 3000억원대로 추산되는 주식 거래에 나서자 당시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에는 이 같은 내용이 공시로 올라왔다. 이후 거래소는 개인 개좌에서 엔씨소프트 주식 대량 매매가 이뤄진 점을 수상하게 여겨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이 개인투자자는 앞서 지난해 10월 1430억원 상당의 동진쎄미켐 주식을 사들인 이씨인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씨가 투자한 11월 11일은 엔씨소프트가 대체불가토큰(NFT) 사업 진출을 선언한 날이다. 이날 엔씨소프트 주가는 상한가로 치솟아 78만6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하지만 이후 2거래일 만에 주가가 16% 하락해 66만원대로 떨어지자 이씨는 11월 15일 엔씨소프트 주식 53만주를 순매도하며 손절에 나섰다. 당시 증권가에선 슈퍼개미가 NFT 사업 진출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하며 주식을 매수했으나 주가가 단기간 급락하자 발을 뺐다는 추측이 나왔다.

이미 동진쎄미켐 주식 투자로 거액의 손실을 입은 이씨가 횡령액보다 더 많은 돈을 엔씨소프트에 투자할 수 있었던 건 전문투자자에게 허용된 차액결제거래(CFD)를 활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CFD를 이용하면 남은 자금을 증거금으로 실제 보유한 돈보다 최대 2.5배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씨가 동진쎄미켐에 이어 엔씨소프트 주식 투자까지 연이어 실패하며 횡령한 돈을 메우기 어렵다고 판단한 끝에 남은 돈을 금괴로 바꿔 도주를 준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현재까지 이씨의 주식 매매에 작전세력 등이 가담해 조직적인 불공정 거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