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스캔들' 벼랑 끝 존슨
[경향신문]
사퇴 위기…의회서 사과
보수당마저 “불신임 투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가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위반한 ‘파티 스캔들’로 사퇴 위기에 직면했다. 국민들은 모임을 자제하며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데 정작 방역정책 책임자가 내로남불 식의 연회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보수당 내부에서도 불신임 투표와 함께 차기 총리 후보를 거론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열린 총리 질의응답에서 코로나19 봉쇄 기간이었던 2020년 5월20일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정원 파티에 참석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지침에 어긋나지 않았더라도 수천만명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스카이뉴스는 전날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성인 5931명을 대상으로 존슨 총리가 물러나야 하느냐고 물어본 결과 56%가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서 존슨이 총리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업체 사반타콤레스가 이날 성인 10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6%가 존슨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답했다. 여당인 보수당 지지자 중에서도 42%가 존슨 총리의 사임에 찬성했다.
존슨 총리에 대한 여론이 이처럼 최악으로 치달은 것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모임이 금지되던 2020년 5월20일 총리실이 파티를 열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존슨 총리의 수석비서는 파티 당일 총리실 직원 100명 이상에게 “각자 마실 술을 들고 오라”며 초청 e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ITV는 파티에 초대된 직원이 40명가량이며 존슨 총리 부부도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어겼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문제의 연회가 열리기 닷새 전인 2020년 5월15일 총리 관저 정원에서 부인 및 참모들과 와인잔을 앞에 두고 담소하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을 키웠다. 같은 해 말 크리스마스 시즌에도 총리실 지인들과 파티를 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총리실은 관련 의혹을 조사할 기구를 구성하기도 했다.
파티 스캔들이 끊이지 않자 영국 내 여론은 들끓고 있다. 코로나19 사망자 유가족단체 등이 총리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며 야당은 물론 존슨 총리가 소속된 보수당 계열 의원들도 사퇴 필요성을 거론했다.
스코틀랜드 보수당 대표 더글러스 로스는 “이번 논란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보수당 중진들이 존슨의 후임자를 논의하고 있으며 리시 수낙 재무장관이 후임에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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