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과학 연구한 두뇌들' 안동으로 모십니다
[경향신문]
경북도는 도청 소재지인 안동 인근에 퇴직한 과학기술인들을 불러 모아 연구와 사업화 기회를 주는 ‘골든 사이언스 파크’ 조성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경북도는 베이비부머가 정년퇴직으로 잇따라 과학기술 연구 현장을 떠나고 있지만, 이들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는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을 유치해 연구 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 발전도 꾀한다는 게 경북도의 구상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기초과학 분야가 강한 일본 등에는 학계나 연구기관에서 퇴직한 뒤에도 다른 과제를 받아 연구를 이어가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만, 한국은 이들의 경력을 살릴 수 있게 배려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은퇴 과학자들이 연구도 하고 오래 머물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주택이나 병원 등 정주여건을 보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포항공대 등 과학기술 중심대학과 연계해 바이오혁신 공유 대학 및 융합 연구단지를 만들고, 바이오생명기술 이전 특화단지를 구축하는 등 신도시 연합캠퍼스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업 대상지인 경북도청 인근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국제백신연구소 분원·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등이 있다.
경북도는 은퇴 과학자 연구단지를 조성하고 국내외 바이오융합 협력 네트워크 및 글로벌 은퇴 과학기술인 커뮤니티도 구축할 예정이다. 경북도는 백신·헴프 등 바이오산업이 태동하고 있는 경북 북부권에 연구기반을 만들고, 지역 바이오산업에 투자한 민간기업과 힘을 합쳐 인재 양성 및 공급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경북도는 지난해 6200억원 규모의 기본구상안을 마련해 대선 지역공약 사업으로 제안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앞으로 5년간 국내 대학과 정부 출연연구소에서 약 1만명의 연구인력이 퇴직할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에는 타당성 검토 및 종합계획 수립 연구가 이뤄진다. 경북도는 예산 1억5000만원을 들여 오는 3월부터 용역을 통해 규모와 소요 인력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관련 국책기관과 지역 연구기관, 대학, 기업 전문가들과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 경북도는 은퇴 과학자를 위한 과학기술 인프라와 함께 국립 인문학 타운(가칭)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안동 등 경북 북부지역의 유서 깊은 역사·인문학과 과학기술을 접목, ‘사람과 기술의 미래’를 고민하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과학기술인들이 지역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해 지역 산업과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인문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인공지능(AI)과 기후변화, 인구문제 등 한국이 직면한 위기에서 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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