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치료제' 14일부터 고령자 등에 우선 투약

민서영 기자 2022. 1. 1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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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늘 ‘팍스로비드’ 2만1000명 3주간 사용 분량 국내 첫 도입
재택치료·생활치료센터 입소자부터…중증·사망 88% 낮춰

경구용 치료제 전달, 이런 과정 거칩니다 인천 부평구 한 약국에서 12일 열린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투약 예행 연습’에서 부평구보건소 관계자가 치료제를 약국에서 수령해 환자에게 전달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를 14일부터 각 환자에게 투약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먹는 치료제인 미국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14일부터 65세 이상 고령자와 면역저하자 등에게 우선 투약된다. 확진자 급증세와 의료체계 부담을 줄이는 ‘게임체인저’가 될지 주목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3일 국내에 처음 들어오는 팍스로비드를 14일부터 환자에게 투약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초도 물량은 2만1000명분으로, 3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방역당국은 하루에 1000명 이상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월 말까지 1만명분이 추가로 도입되는 등 이후 물량도 순차 도입 예정이다.

먹는 치료제는 생활치료센터, 담당약국 등에 배송돼 65세 이상 고령자나 면역저하자 중 재택치료를 받거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대상자에게 우선 투약된다. 증상 발현 후 5일 이내에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중등증 환자가 대상이다. 무증상자 등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택치료자는 비대면 진료 후 지자체 또는 담당약국에서 약을 전달받으며,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는 전담 의료진을 통해 투약이 이뤄진다. 정부는 12일 생활치료센터 및 전국 시·군·구 대상으로 먹는 치료제 투약 예행연습을 했다.

먹는 치료제는 같이 복용하면 안 되는 의약품이 다수 있어 의사의 처방 없이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고지혈증 치료제(로바스타틴, 심바스타틴), 진통제(페티딘), 항우울제(세인트존스워트), 통풍치료제(콜키신), 뇌전증 치료제(페노바르비탈, 페니토인) 등 23개 성분이 있는 의약품은 팍스로비드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또 유효한 치료 효과를 위해 증상이 개선되더라도 5일 분량을 모두 복용해야 한다. 식사 여부에 관계없이 알약을 씹거나 부수지 말고 통째로 삼켜야 한다. 먹는 치료제를 투약한 경우에도 격리기간 등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팍스로비드의 경우 임상시험 결과 부작용 발현율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미각 이상이나 설사, 혈압 상승, 근육통 등이다.

앞서 정부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76만2000명분과 머크앤컴퍼니(MSD)의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 등 총 100만4000명분의 먹는 치료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팍스로비드만 식약처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상태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감염병위기대응국장은 “현재 몰누피라비르는 질병청에서 식약처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먹는 치료제가 도입되면 방역체계 안정을 꾀할 수 있다. 임 국장은 “임상시험에서는 (팍스로비드가) 대상자들에게 투약됐을 때 중증이나 입원, 사망의 위험을 88% 줄여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그에 상응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먹는 치료제는 코로나19 국면을 전환시킬 ‘게임처인저’로 기대를 모은다. 류근형 보건복지부 2차관은 “팍스로비드는 약물의 기전상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기전을 갖고 있고 오미크론 등 변이에 대해서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관건은 충분한 물량 확보와 조기 진단·조기 투약 등 신속한 전달체계 구성이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먹는 치료제를 많이 쓰면 쓸수록 의료체계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잘 관리해야 한다”며 “매우 드문 확률의 이상 반응에 대해선 시스템을 만들어 감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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