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게 없네"..오미크론 인력난에 미국 식료품점 '텅텅'
AP·CNN방송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를 비롯해 알래스카·디트로이트·버지니아 주 등에서 소매 매장의 식료품 재고가 동났다고 보도했다. 빵·곡물·고기·유제품 등 필수 식품은 물론 시리얼과 같은 포장 식품도 진열대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제프 프리먼 미 소비자 브랜드 협회 회장은 AP에 "평소 식료품의 재고 소진율은 5~10% 수준인데, 지금은 15%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주간 결근 직원이 2020년 전체 숫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최근 트위터에는 트레이더조, 자이언트푸드, 퍼블릭스 등 미국 주요 식료품점 진열대가 비워진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물건이 없어 발길을 돌린 소비자들이 불만을 표시하며 사진을 게재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크림치즈, 키친타월, 어린이용 주스, 고양이 사료까지 소셜미디어는 텅 빈 진열대 사진들로 넘쳐났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은 오미크론 변이가 인력난을 가중하며 식품유통망에도 큰 타격을 줬다고 진단했다.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농장과 식품가공업체, 트럭 등 배송업체, 식료품점 근로자를 감염시켰고 이것이 공급 차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코네티컷, 뉴욕, 뉴저지주에 매장을 둔 슈퍼마켓 체인 스튜레너드스에선 오미크론 감염이 급증하면서 전체 직원 2500명 중 200명이 결근하거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필 렘퍼트 식품 전문매체 슈퍼마켓그루의 에디터는 "노동력 부족이 식품산업의 모든 분야를 압박하고 있다"며, "코로나 팬데믹이 2년간 이어지며 저임금 식품산업 인력 유출을 가속했고 트럭운전기사 등 공급망 인력난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다 최근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에는 폭설이 내리며 도로가 마비됐고 이 지역의 식료품 공급난을 더욱 부채질했다. 식료품 유통이 꽉 막힌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WP는 오미크론 확산과 물가상승으로 외식 대신 집에서 식사하는 사람이 늘었고, 이는 식료품 수요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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