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극초음속미사일 최종시험발사"..김정은 참관..기술적 자신감 과시

박은경 기자 2022. 1. 1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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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북한이 지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기술적 자신감을 과시하고 남측의 평가절하에 대해 간접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1월11일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발사된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 비행전투부는 거리 600㎞계선에서부터 활공 재도약하며 초기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 점방위각에로 240㎞ 강한 선회기동을 수행해 1000㎞ 수역의 설정표적을 명중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 시험을 ‘최종시험발사’라고 표현하면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의 뛰여난 기동능력이 더욱 뚜렷이 확증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으로 볼 때 지난 5일 발사한 ‘원뿔형 탄두부’를 갖춘 미사일과 같은 기종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포물선 형태로 궤적을 그리며 낙하하는 일반 탄도미사일보다 요격이 더 어렵다.

마하 10의 속도는 서울 상공에 1분이면 도달한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 탄도미사일 추정체의 비행거리는 700㎞ 이상, 최대고도는 약 60㎞, 최대속도는 마하 10 내외”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을 찾은 것은 22개월 만으로, 2020년 3월21일 ‘북한판 에이테킴스’로 불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KN-24) 시험발사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9월28일과 지난 5일 진행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수위를 조절한다는 평가가 있었다. 최고지도자가 현장을 직접 찾음으로써 기술적 자신감을 과시하고 발사 성공을 대내외에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보도는 ‘활공재도약’ ‘선회기동’ 등 극초음속활공비행체의 특징을 언급하면서 기술적 성취를 부각했다. 남측 군 당국이 지난 5일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닌 성능이 과장된 ‘일반적 탄도미사일’로 판단된다”고 평가절하한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공적으로 포장해 김정은 띄우기 의도도 있어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남측과 미국을 겨냥한 발언은 내놓지 않고 국방력 강화와 군 현대화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연구부문에서는 당의 국방발전정책과 전략적 방침을 높이 받들고 나라의 전쟁억제력을 비상히 강화하기 위한 역사적인 성업에서 계속 훌륭한 성과들을 쟁취해야 한다”고 격려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밝힌 국방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을 시간표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5개년 계획 중 핵심 5대 과업의 하나인 극초음속 미사일은 이날 ‘최종시험발사’로 완성을 선언하고, 남은 분야에 대한 성과 내기에 속도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제고, 다탄두개별유도기술 제고, 핵잠수함 및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개발, 군 정찰위성 운용이 남은 과업으로 꼽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모든 발사를 금지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이중잣대’라고 비난해왔다. 북한은 당분간 자위권을 명분으로 무력시위를 이어가면서 제재를 무력화하고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에 동행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부부장은 비행 궤도 화면을 보며 웃고 있는 김 위원장 옆에서 손뼉을 치며 기뻐하고 있다.

김 부부장의 동행은 그가 기존의 대남·대미 등 대외 업무 총괄은 물론 국방까지 포함한 내치 전반에서 명실상부한 2인자 위치에 올라섰음을 보여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참관하고 김 부부장이 동행한 것은 ‘백두혈통’이 국사 전 분야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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