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먹는 코로나 치료제 투약, 차질 없이 투명하게 진행해야
[경향신문]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14일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처방과 투약에 들어간다. 백신 접종 외에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데 매우 편리한 또 다른 치료법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된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번지는 시점이라 더없이 반가운 조치이다. 차질 없는 배분과 투명한 투약대상 선정으로 치료 효과를 높여야 한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에 확진된 지 5일이 넘지 않았고, 증상은 있으나 중증까지 가지 않은 경우에 처방받을 수 있다. 복용하면 중증이나 입원, 사망위험을 88%까지 줄일 수 있다니 가히 ‘게임 체인저’로 불릴 만하다. 정부는 65세 이상 또는 자가면역질환자 중 코로나19에 걸려 재택치료 등을 받는 환자들에게 우선 무상으로 투약한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여부는 따지지 않는다. 면역력이 부족한 사람들을 먼저 보호하자는 취지다.
문제는 이 신약의 물량이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화이자 총 계약물량 76만2000명분 가운데 이번에 들어오는 초도물량은 2만1000명분이다. 하루 1000명씩 3주치밖에 안 된다. 면역 취약계층에 지급하기엔 충분하다지만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폭발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오는 3월 국내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2만명, 중환자 수가 2000명 이상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이것이 현실화하면 이 물량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 약은 부족한데 환자가 많아지면 누가 우선 먹느냐를 놓고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 새치기 등 편법이 판칠 수도 있다.
미국은 현재 1000만명분, 영국은 275만명분, 일본은 200만명분의 팍스로비드를 확보했다고 한다. 먹는 치료제를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가 약 24만명분을 계약 체결한 또 다른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는 효과가 30%선에 그친다. 당국은 더 많은 유효물량을 확보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배분되도록 계획을 촘촘히 짜야 한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백신을 2회 접종한 뒤 부스터샷까지 맞으면 중화항체가 100배가량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코로나19 합병증 비율은 독감보다 낮지만 치매, 심부전, 탈모처럼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더 높다는 연구도 있다. 모든 방법을 동원해 코로나19로부터 시민을 보호해야 한다. 이날 추가 승인된 노바백스 백신과 치료제 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이 더욱 요구된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힘 “비공개로 확인하니 특검 필요하다는 의원 상당히 많아”
- 자유로 44중·서울문산고속도로 43중 추돌사고…“블랙아이스 추정”
- 노원 월계2지하차도서 18중 추돌사고···도로 전면 통제
- [전문]정진석, 체포 D-1 대국민 호소문 “윤, 제3의 장소·방문조사 검토 가능”
- 미 국방부 “러 파병 북한군, 잘 훈련된 유능한 전력···우크라에 분명 위협”
- ‘금값’과 ‘헐값’ 사이···농부는 밭에서 손을 뗀다[남태령을 넘어③]
- 윤 측, 야당 추천 정계선 재판관 ‘기피신청’…14일 탄핵심판 첫 변론부터 ‘파행’ 불 보듯
- 최상목 “충돌 안 돼” 이재명 “잡지 말란 거냐”…윤 체포에 이견
- “윤, 경호처 간부들과 오찬…칼이라도 휴대해 경찰 막으라 해”
- 그린란드 총리 “독립은 우리가 결정···미국과 광업 등에 협력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