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문편지 쓰게 한 여고 "62년 동안 해왔는데.. 부적절 표현 유감"
학생들에게 위문편지를 쓰게한 서울 양천구 소재 A여자고등학교가 일부 학생들이 쓴 편지 내용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A여고는 이날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공지문을 띄우고 “최근 본교의 위문편지 쓰기 행사와 관련해 물의가 발생한 것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A여고는 1961년부터 위문편지 행사를 해 왔다며 “젊은 시절의 소중한 시간을 조국의 안전을 위해 희생하는 국군 장병들께 감사하고 통일과 안보의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할 수 있는 의미있는 교육활동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이어 “2021학년도 위문편지 중 일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행사의 본래 취지와 의미가 심하게 왜곡된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A여고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국군 장병 위문의 다양한 방안을 계속 강구하고 있으며, 향후 어떠한 행사에서도 국군 장병에 대한 감사와 통일 안보의 중요성 인식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여고 학생 두 명이 군 장병들에게 보낸 위문편지 내용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작년 12월 30일 작성된 편지에는 “저도 이제 고3인데 이딴 행사 참여하고 있으니까 님은 열심히 하세요”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군대에 샤인머스켓은 나오나요? 저는 추워서 집 가고 싶어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를 본 남성 중심 커뮤니티 회원들은 “군인 비하다”, “조롱하냐”며 분노했다. 이후 학생들을 향한 악플과 성희롱성 발언이 이어졌다. 편지 작성자로 추정되는 학생의 신상도 공개돼 합성사진까지 온라인상에 퍼졌다. 디시인사이드 한 회원은 이날 밤 A여고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협박성 글을 올리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A여고 재학생들은 “학교에서 위문편지 가이드까지 나눠주며 강제로 시켰다. 아이들이 반발한다고 저렇게 편지를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학생이 공개한 ‘위문편지 가이드’에는 ‘학번, 성명, 주소, 전화번호 등 개인 정보 기재 금지.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음’이라고 적혀 있다.
재학생들의 입장이 전해진 후,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편지 금지해주세요’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원인은 “위문편지 주의점에 ‘개인정보 노출시키면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음’이라 적혀있다. 편지 쓴 학생에게 어떤 위해가 가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편지를 써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성년자에 불과한 여학생들이 성인 남성을 위로한다는 편지를 억지로 쓰는 것이 얼마나 부적절한지 잘 아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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