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집값 떨어질라"..아파트 이름서 '아이파크' 빼자, 불신 '일파만파'

조성신 2022. 1. 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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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벽 붕괴한 아파트 건설 현장.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외벽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 = 독자 제공]
지난해 6월에 이어 올해 잇따라 공사 중인 사업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여러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아이파크=부실시공'라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단지이름에서 아이파크를 빼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광주시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외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해 6명이 실종됐다. 앞서 지난해 6월에도 시공사로 참여했던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도로 쪽으로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건물은 때마침 그 앞을 지나던 버스를 덮쳤고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근본적인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광주시는 HDC현대산업개발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대검은 "중대재해 발생 책임자에게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있을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부실시공 논란이 들끓었다. 한 누리꾼은 '개포 1단지 네이밍에 아이파크가 들어가면 가치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공사현장을 관리감독 수준을 신뢰할 수 없고, 아파트 가치가 떨어질 테니 단지명에서 아이파크를 빼자는게 골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대건설과 함께 서울 강남구 개포1동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를 지하 4층~지상 35층, 74개동 6702가구 규모로 조성 중이다. 101동부터 137동까지 HDC현대산업개발이, 138동부터 174동은 현대건설이 시공한다.

이 글에는 "디에이치(현대건설) 단독으로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헬리오시티도 현대산업개발 시공구역이 제일 말이 많다", "둔촌도 현대산업개발이 들어와있다. 악재만 쌓인다", "현산관련 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많이나서 불안하다",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평생 살집 균열 일어나고 하자 있는 집에 살고 싶지는 않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잇따른 사고로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브랜드 이미지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작년 국토부가 발표한 2021년 시공능력평가 9위를 차지한 10대 건설사 중 한 곳이다.

이번 사고 직후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아이파크 브랜드 적합도 조사'라는 주제로 '여전히 1군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부실공사 이미지가 강해져 기피하는 브랜드다'를 놓고 투표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기피 브랜드라는 답변 비율이 80%를 넘는다.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사고 직후 곧바로 유병규·하원기 대표이사 등 경영진을 포함한 본사 임직원이 현장으로 달려가 현장 수습과 원인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 누리꾼은 "잊을만하면 또 붕괴 사고라니 현대산업개발은 아직도 정신 못차렸다"라고 지적했고, 다른 누리꾼은 "무서워서 살겠나. 이런 건설사는 영구퇴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건설면허 당장 취소해라"라고 요구했다.

이미지 추락에 이어 정비사업 시공권 확보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재건축 물건 소유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현대산업개발만은 피하고 싶다"고 했고, 다른 누리꾼도 "아이파크는 믿고 걸러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사고 관련 수사에 대해서는 광주지방검찰청·광주지방경찰청·광주지방고용노동청을 중심으로 합동수사본부가 꾸려진다.

대검찰청은 이날 "합동수사본부를 통한 상호 협력으로 수사역량을 결집해 사고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신속한 수사를 통해 중대재해 발생에 책임이 있는 자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달 27일)을 앞두고 유관기관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중대재해로 인한 국민의 안전사고 예방과 재발방지 목표가 달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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