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권위자' 파우치, 백신 반대 의원에 버럭

"모두를 위협.. 정치적 이용 안 돼"

미국 전염병 최고 권위자로서 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앤서니 파우치(사진)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반대하는 랜드 폴 공화당 의원에게 버럭 화를 냈다. 폴 의원이 홈페이지에 내건 ‘파우치 박사 해고’ 문구가 자신과 가족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노를 드러낸 것이다.

12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전날 상원청문회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백신 접종 필요성 등을 놓고 폴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폴 의원은 확진자 격리기간 단축에 따른 방역 지침 혼선과 검진 인력 부족 등을 들어 방역 당국을 공격한 다른 의원들과 달리 파우치 소장이 코로나19 사망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파우치 소장은 “당신은 나를 개인적으로 공격한다. 당신이 말하는 어떤 것에도 티끌만한 증거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실무근인 것들로 나를 공격할 때마다 저 밖에서 미치광이들이 자극받는다”며 “내 목숨을 위협받았고, 가족과 자녀가 음란 전화로 괴롭힘에 시달려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달 총기를 지닌 채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워싱턴으로 오던 남성이 체포된 사실을 거론하고 폴 의원의 홈페이지를 출력한 종잇장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파우치 소장은 폴 의원이 홈페이지에서 자신을 해고하라는 광고 문구로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면서 “비극적인 전염병을 정치적 이득에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폴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이자 백신 거부론자로 알려졌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