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불법 영업행위 선례 남길까 걱정"

이상현 입력 2022. 1. 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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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외 해운사들의 운임 담합 사건에 대한 제재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하는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해운은 짧은 호황과 긴 불황을 반복하는 사이클 산업인데 해운산업이 살아나는데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며 "과징금의 금액도 문제지만 해운사들의 영업행위가 불법행위라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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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 운임 담합 제재·수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심의
해운사 12곳 과징금 8000억
"경기 살아나는데 찬물" 우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외 해운사들의 운임 담합 사건에 대해 제재 수위 여부를 결정한다. 사진은 HMM 홍콩호. <HMM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외 해운사들의 운임 담합 사건에 대한 제재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하는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최근 해운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하면서 자칫 안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오전 전원회의를 열고 HMM 등 23개 해운사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심의했다. 공정위는 이날 심의 이후 합의까지 결정되면 결과에 대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결과는 약 2주 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위는 지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동남아시아 노선에서 HMM, SM상선, 흥아해운, 장금상선 등 국내 컨테이너 정기선사가 해당 항로의 운임을 담합해 부당 이익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또 그 기간 발생한 매출액의 일부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과징금 규모는 국내 해운사 12곳에 약 2028억~5599억원, 해외 해운사 11곳에 2028억~2386억원 등 총 80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반면 해운사들은 해당 행위가 요건을 충족한 정당한 공동행위였다고 반발하고 있는 입장이다.

해운사들이 근거로 들고 있는 부분은 해운법 제29조로, 해당 조항에는 '운임·선박 배치, 그 밖의 운송 조건에 관한 계약이나 공동 행위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모처럼 되살아난 해운업계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해운사 관계자는 "해운은 짧은 호황과 긴 불황을 반복하는 사이클 산업인데 해운산업이 살아나는데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며 "과징금의 금액도 문제지만 해운사들의 영업행위가 불법행위라는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해운조합도 지난 11일 성명을 발표하고 "공정위가 국적 해운사에 과도한 과징금을 부과하면 제2의 한진(해운)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공정위는 위기에 내몰리는 해운 산업 지원을 위해 과징금 부과 재고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부처 간의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해운업계 행위가 불법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놓은 반면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합법적 담합의 범위를 넘어섰다며 정면 반박했다.

현재 해운업계는 과징금 부과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행정소송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말 김영무 한국해운협회 부회장은 "공정위가 소액이라도 과징금을 부과하면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끝까지 법적 대응할 것"이라며 "해운사들은 40년간 해운법에 따라 정당히 임해왔기에 공정위 지적사항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무혐의가 돼야 현재 선사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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