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 효능 향상 물질 개발

최장현 교수(왼쪽부터), 장현준 연구원, 이요한 연구원, 남덕우 교수. UNIST 제공

UNIST는 간 속의 'MIR20B' 유전물질이 지방 분해를 돕는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진은 비알콜성 지방간 발병 기전과 MIR20B 억제제 투여 시 효과. UNIST 제공

중성지방으로 간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는 물질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최장현·남덕우 교수 연구팀이 간 속 miRNA(마이크로RNA)의 한 종류인 'MIR20B'라는 유전물질이 지방 분해를 돕는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2일 밝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간에 중성지방이 쌓여 염증이 생기거나 염증으로 인해 간에 흉터 조직이 생기는(간 섬유화) 광범위한 질환이다. 이 흉터조직이 지속적으로 쌓이면 간경병증까지 진행되는데,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는 고지혈증 치료제로 쓰이는 파이브레이트 계열 약물을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제로 쓰려는 시도가 많았으나, 간 섬유화 호전 등 조직학적 효과가 없어 임상 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파브레이트 계열 약물은 PPARA 단백질 활성을 높여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MIR20B가 PPARA 단백질 발현을 방해해 상용 파이브레이트계 약물인 '페노파브레이트'의 약효를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MIR20B가 PPARA 단백질 정보가 담긴 전사체인 mRNA의 특정 부분에 작용해 PPARA 단백질 합성을 저해하는 과정도 밝혀냈다. 실제, MIR20B 억제제를 페노파이브레이트와 함께 지방간 동물모델에 처방해 간 섬유화 개선에 뛰어난 효과가 있었다.

최장현 UNIST 교수는 "MIR20B 억제제와 기존 치료제를 병행 처방하는 것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 요법에 효과적임을 입증했다"고 말했다.이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이라이프(eLife)' 온라인판(지난달 30일자)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