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개발자 몸값 치솟는데.. 공공사업 인건비는 깎였다

안경애 2022. 1. 12.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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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일평균 임금' 32만8613원
이전 환산방식 적용땐 금액 줄어
임금통계 기준 방식 재정비 필요
인력 부족에 프리랜서 고공행진
SW기술자 직군별 2021·2022년 일평균 임금 비교 <출처:업계>
2022년 SW기술자 평균임금 <출처:SW산업협회>

"이건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예요. 현장 인건비는 작년보다 대폭 올랐는데 공공사업 인건비는 낮아지면 올해 사업은 포기할 수밖에 없어요."

SI(시스템통합)·SW(소프트웨어) 업계가 올해 공공사업에 적용될 SW 인건비 기준 발표를 접하고 '멘붕'에 빠졌다. 일선 산업현장에서는 개발자 임금이 연 두자릿수 이상 상승하고 개발자 부족을 메울 프리랜서 임금은 더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공공사업에 적용될 SW기술자 임금기준은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실에 맞지 않은 SW기술자 인건비 기준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IT업계를 충격에 빠뜨린 것은 한국SW산업협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2021년 SW기술자 임금실태조사 결과'와 '2022년 적용 SW기술자 평균임금'이다. SW기술자 임금실태조사는 통계청이 승인하는 국가 산업통계이면서, 조사결과가 다음 해 공공SW 사업에서 SW기술자의 인건비 기준으로 책정된다. SW진흥법에 따라 협회가 발표한 2021년 SW기술자 평균임금은 2022년 공공사업에서 인건비 기준이 된다.

문제는 이번 발표부터 통계방식이 바뀌면서 평균임금 수치가 실제 기업현장에서 지불되는 SW개발자의 인건비와는 동떨어진 수치들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SW협회는 작년까지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이들의 답변을 토대로 단순 산술평균을 내서 결과치를 얻었지만, 통계청의 요청에 따라 SW기업의 매출액 규모와 종사자수 규모별 모집단수를 적용해 가중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기업의 규모와 종사자 수를 각각 7개 내외 그룹으로 구분한 후 조사결과를 국내 전체 기업·종사자 비중에 맞춰 조정함으로써 통계결과의 쏠림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9~10월 진행된 조사를 통해 1074개 SW기업에 근무하는 4만4393명의 임금현황을 조사했다.

그 결과 2021년 SW기술자 일평균 임금은 32만8613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SW기술자 일평균 임금을 가중평균 방식으로 환산한 32만358원에 비해 2.6% 올랐다고 SW협회 측은 설명했다.

문제는 이전 통계방식을 기준으로 하면 일평균 임금이 작년 35만4289원에서 올해 34만2706원으로 1만1583원(3.38%) 낮아진 것이다. 실제로 기존 통계방식 기준으로 응용SW 개발자와 시스템SW 개발자, 데이터베이스 운용자의 일평균 임금은 지난해에 각각 32만3174만원, 25만345원, 29만8254원에서 올해는 30만6034원, 23만8787원, 24만3285원으로 낮아진다. 인하폭은 각각 1만7140원, 1만4264원, 5만5969원에 달한다. 지난해 임금실태조사 결과는 그대로 올해 공공사업의 기준임금으로 적용돼, 업계가 공공사업에서 받을 수 있는 인건비가 낮아진다.SW 업계는 당장 반발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2.6% 인상이 아니라 3.38% 인하가 정확한 표현인데, 협회가 임금기준을 낮추고도 인상했다는 착시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SW협회는 통계청의 강화된 통계기준에 따라 방식변화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지만, 산업현장에서 인건비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공공사업 인건비는 낮아지는 심각한 괴리현상이 발생하게 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개발자 임금상승과 도미노 이직, 플랫폼 기업에 대한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전통 SI·SW기업들은 현재 일할 사람조차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대형 차세대 프로젝트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프리랜서 품귀와 몸값 급등이 계속되고 있다.

SI업계 한 대표는 "올해 임금기준으로 응용SW 개발자 월평균 임금이 637만원 가량으로 제시됐는데, 현장에서는 프리랜서 몸값이 월 900만~1000만원에 달한다. 일반 직원들도 연봉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10~20%씩 올려줘야 인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현장과 따로 노는 공공사업 인건비 기준이 이어지면 수십년간 공공 IT시장을 지켜온 기업들이 고사할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기업 대표는 "작년 임금통계 발표와 별도로 올해 적용할 임금 기준 결정은 현실을 반영해 다시 해야 한다"면서 "작년 평균임금 그대로 올해 기준 임금을 정하는 방식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반발이 커지자, 과기정통부와 SW협회는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달라진 통계방식이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을 개선해서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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