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北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실질적 대안 마련 나서야
북핵완성, 핵 고도화로 유리한 국면 조성 의도
한·미 미사일 방어 체계·전략 근본적 개선 필요
정부, 안보리 위반..국제사회 우려 외면 말아야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오전 “북한이 이날 오전 7시27분께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탐지했고, 추가 정보에 대해선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합참은 북한 미사일이 “비행거리는 700km 이상, 최대고도는 약 60km, 최대속도는 마하 10 내외”라고 밝혔다.
우리 군 관계자는 7일 북한이 지난 5일 쏜 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공개한 데 대해 최대 속도 마하 6을 기록했지만 성능이 과장됐다며 극초음속이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다.
결국, 북한 탄도탄미사일(북한 주장 극초음속미사일)의 대략적 최고속도 추정치는 '2021년 9월 29일(마하 2.5)→2022년 1월 5일(마하 6.0)→2022년 1월 11일(마하 10.0)'로 진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11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이날 청와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이 연초부터 연속적으로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의도를 분석하는 한편 정세 안정이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이번 발사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어 "발사된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 비행전투부는 거리 600㎞계선에서부터 활공 재도약하며 초기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점 방위각에로 240㎞ 강한 선회기동을 수행해 1천㎞ 수역의 설정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즉 발사 후 600㎞ 지점에서 약 7m 길이의 활공비행체(HGV)가 분리되어 활강하면서 240㎞가량을 선회기동(요격 회피 기동)해 군 당국이 밝힌 700여㎞보다 300㎞를 더 날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통신은 "극초음속활공비행 전투부의 뛰어난 기동능력이 더욱 뚜렷이 확증됐다"면서 "시험발사는 개발된 극초음속 무기체계의 전반적인 기술적 특성들을 '최종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한국은 '종전선언에 집착'하며 북한의 심기를 고려해 ‘도발’을 ‘도발’로 부르지 않는 듯한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새해 '두 차례의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며 "북한은 유엔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나 외부 규탄성명과 무관하게 군사력 강화로 '핵완성' '핵보유국'으로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또 남북은 안보 및 군사대비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여, 이러한 엇박자 해소가 우선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은 지속해서 핵미사일·신무기 능력을 제고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북한에 유리한 국면 하 군축 회담을 도모하려는 의도가 엿보여 당분간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미의 대화 재개 제안을 무시하고 자력갱생과 국방강화 노력을 배가하는 북한판 ‘전략적 인내’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반 센터장은 북한 입장에서 이번 미사일 발사 명분은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과 '북핵완성에 따른 억제력'이라며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규탄 등 외부의 반대 움직임에도 주권국가로서 군사력을 발전시키는 것은 정당한 행보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무기발사를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은 그동안 핵무장의 명분으로 억제력을 주장해왔다. 따라서 이는 '미사일 개발이 북핵완성과 직결'된다는 점을 시사하고 나아가 '핵포기는 절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천명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탄탄한 (한·미 연합)군사대비태세 하에서 비핵화 협상 개시도 가능할 것"이라며 "한국은 북핵을 어떻게 상쇄할 것인지, 약화된 대북 억제력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에 대해 실질적인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한국 정부가 북한의 지난 5일 미사일 시험발사를 과소평가하는 듯한 발언에 대해 북한은 이를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마치 비웃듯이 재차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했다"며 "이번 11일 미사일 시험발사는 최종시험이라고 주장하니 실전배치가 곧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 교수는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과 신형 SLBM, 장거리 순항 미사일 등 신무기 능력의 제고는 기존 핵미사일 능력과 결합하여 한·미동맹에 더 큰 위협을 가할 것"이라며 "극초음속 미사일과 핵무기가 결합한다면 가공할 위협을 가할 것이기에, 기존의 '한미 미사일 방어 전략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은 안보리 결의 위반이고 역내 안정을 저해하는 도발이므로 국제사회의 우려 표명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이를 애써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VOA(미국의소리)는 미국 군사 안보 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북한의 발사체를 극초음속 미사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서도 "비교적 저고도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와 이를 격추할 수 있는 향상된 요격기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초음속 미사일은 30~70km 저고도에서 분리된 탄두가 마하 5 이상 속도로 활강하는 등 변칙 이동이 가능해 비행 궤적과 낙하지점 예측이 어려워 요격하기가 쉽지 않고, 고도 10km로 비행할 수 있어 기존의 레이더로 탐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베넷 연구원은 "특히, 현재 보유 중인 패트리엇 미사일 중 일부는 그런 종류의 미사일을 방어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안킷 판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EIP) 선임연구원도 북한 발사체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기 보단, 실제로는 기동 탄두 재진입체(MRV)로 보는 것에 더 가깝다"며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 추적·감지·요격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기존의 방어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이 지난 5일 북한의 올 첫 번째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에 대해 10일(현지시간) 비공개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했다.
의장성명 등 추가 조치는 나오지 않았으나 (상임이사국 중 단수의 특정국가가 반대하여) 미국과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일본, 알바니아 등 6개국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 대표가 안보리 회의에 앞서 발표한 공동성명에선 “북한의 1월 5일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의 여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특히 “북한의 무기 확산 전력은 분명하다”며 북한의 '무기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북한은 이날 안보리 회의 종료 직후 1시간30분여 만에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 블라디보스토크 해역일대로 사전 항행금지구역 선포 없이 올해 두 번째 미사일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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