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회사 좀 생각해라"..'멸공' 행진에 이마트 노조 '제동'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왼쪽)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오른쪽)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갈무리. <인스타그램 캡쳐>

이마트 노조가 '이제 회사를 생각하라'며 오너의 '멸공' 행진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한국노총 전국이마트노조는 12일 성명을 내고 "그룹의 주력인 이마트가 온라인쇼핑 증가와 각종 규제에도 직원들의 노력으로 타사 대비 선방하고 있는 어려운 환경에서 고객과 국민들께 분란을 일으키고 회사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정용진 부회장의 언행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 하고 싶은 말 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 여파가 수만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말 '자유인'이며 '핵인싸'이고자 한다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 될 것이나, 본인 스스로 기업인 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에게 사업가로서 걸어온 발자취를 한번 돌아볼 것을 주문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PK마켓, 전문점, 삐에로쇼핑, 부츠, 레스케이프 등 모두 철수했거나 철수 하고 있지 않는가?"라며 "본인은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말라고 하고 다니지만 임직원이 불안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어야 하며, 그 실패도 본인에게만 국한되는 것이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7년간 그룹 캐시카우인 이마트에서 벌어 들인 돈으로 그동안 수많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기회나 때를 놓치는 실기를 반복 했다는 지적이다.

또 노조는 "왜 많은 사원들이 '이제 회사에도 미래가 없어 보이고,사원들에게도 미래가 없어 보인다'고 생각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정 부회장의 언행이)'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해도 '오너 리스크'라는 말이 동시에 나오고 있음을 우리 노조와 사원들은 걱정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 부회장은 '멸공' 발언을 한 이후 신세계그룹 관련 제품에 대한 불매 선언이 나오고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자, 더 이상 '멸공' 관련 언급을 하지 않겠다며 수습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1일 수습에 나선 지 반나절도 안 돼,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본인과 신세계그룹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 관련 이미지(사진)를 SNS에 게재했다.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다는 기사 내용을 캡쳐해 올리며 '○○'이라고도 적어 올렸다. '멸공'이라는 단어를 직접 쓰는 않고 '○○'으로 표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도 정 부회장의 '멸공' 발언으로 인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 중이다. 지난 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신세계 계열 이마트를 찾아 멸치와 콩나물을 구입한 이후 국민의힘 인사들의 '멸공'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여권에서는 '구시대적 색깔론', '일베놀이'라고 맹비난 중이며 더불어민주당의 '스타벅스 불매' 선언까지 나온 상황이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