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뒤 옹호론 솔솔..시청률 오르는 '설강화' 유종의 미 거둘까

변휘 기자 2022. 1. 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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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논란' 설강화, 공개 후 달라진 평가 제2의 '조선구마사' 될 것→'문제 없다' 옹호론"창작자 자기검열 문제..시청자 판단에 맡겨야"
/사진=JTBC '설강화' 홈페이지

역사 왜곡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드라마 '설강화'의 인기 몰이가 심상치 않다. 방영 전부터 홍역을 치렀지만, 회를 거듭하며 시청률이 상승세를 타고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상위권에도 올랐다. 이에 공개도 안 된 작품에 대한 비판이 섣불렀다는 지적, 여전히 역사왜곡 논란은 해결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맞선다. 방송업계에서도 '설정' 때문에 비판을 샀지만 '알고 보니 수작'이었던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같은 사례가 될 지, 흥행은 했지만 역사왜곡 드라마의 대표 사례로 남은 '철인왕후'의 전철을 밟을지 의견이 분분하다.

12일 글로벌 OTT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설강화'는 이번주 전세계 디즈니플러스 TV쇼 부문에서 13위에 올랐다. 특히 설강화는 한국·홍콩·일본·싱가포르·대만 등 5개국에서만 공개됐는데도, 글로벌 상위권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전날 기준으로는 공개된 5개국 모두의 디즈니플러스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시청률도 상승세다. JTBC 방영 개시 직후 논란이 거세지면서 3~4회 공개 당시에는 1%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이달 9일 방영된 9회는 전국 3.064%와 서울 3.362%(닐슨코리아 기준)로 회복했다. 전작인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 '인간실격' 등이 이영애와 전도연의 출연에도 1~2%대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 수치다.
"방영 금지해야" vs "시청자가 판단할 것"
/사진=FlixPatrol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남파간첩 임수호(정해인)와 대학생 은영로(지수)의 사랑을 그렸다. 이 설정을 두고 북한의 간첩을 미화하고, 민주화 운동에 북한 간첩이 개입한 것처럼 묘사하며, 민주화 투사를 간첩으로 몰아 고문했던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의 폭력을 정당화한다는 등의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방영금지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0만명 동의를 넘겼고, 시청자들의 압박에 일부 광고주들은 협찬을 철회했다. 박종철 열사 기념사업회, 이한열기념사업회 측에서도 '민주화운동과 북한을 엮어선 안 된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드라마의 전개가 본격화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실제 방영분에선 안기부를 비롯한 국가의 폭력을 꼬집고, 남북한 수뇌부가 야합하는 장면 등이 묘사되면서, 방영 전의 우려는 조금씩 해소되는 흐름이다. 그러면서 공개도 안 된 작품을 미리 예단해 비판하는 건 섣불렀다는 '옹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회 방영만에 실제 방송이 폐지된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사례가 재연돼선 안 된다는 것.

주창윤 서울여대 교수는 작년 말 '커뮤니케이션 이론' 겨울호에 발표한 '조선구마사 역사 표현의 쟁점과 함의' 논문에서 "대중과 시장의 압력으로 앞으로 역사드라마는 소재주의에 빠지거나 장르 다양성이 축소되고, 작가나 제작사의 자기검열이 창작을 제한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가 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법원은 지난달 28일 기각을 결정하면서 "드라마가 왜곡된 역사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그 내용을 맹목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나의 아저씨? 철인왕후?…어떤 전철 밟을까
/사진=티빙 '철인왕후' 홈페이지
일각에선 방영 전 거센 비판을 받았던 다른 드라마의 사례와 비교되고 있다. 2018년 방영된 '나의 아저씨'는 등장인물인 40대 아저씨(이선균)와 20대 여성(이지은)의 관계가 부적절하다며 비판이 쇄도했지만, 이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드라마 작품상을 수상했다. 2019년 말 방영을 시작한 '사랑의 불시착'도 북한군을 지나치게 미화한다며 강경보수 진영에서 제작진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9월 '2021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의 대상작으로 선정됐다.

그럼에도 아직 7회분의 방영이 남아 있는 만큼 설강화의 향후 전개 과정에서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작년 초 방영된 '철인왕후'의 사례처럼, 흥행과 별개로 역사왜곡 드라마를 향한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퓨전 사극 드라마를 표방한 철인왕후는 15%를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조선왕조실록 비하 논란 등으로 제작진이 사과했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권고)를 받기도 했다. 또 조선구마사의 작가가 철인왕후에도 참여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한 번 더 비판의 대상이 됐다.

설강화를 향한 비판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한국학자 26명은 지난 10일 루크강 월트디즈니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에게 설강화의 역사 왜곡을 우려하며 방영 재고를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디즈니플러스에 제공되는 한국드라마 '설강화'에 대해 한국학자로서 편지를 쓴다"며 "드라마가 '픽션'이라는 변호는 해당 픽션이 실제 역사에서 너무도 많은 디테일을 가져왔을 때는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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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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