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편곡·프로듀싱 전부 직접 한 '나윤선표 음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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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가수 나윤선의 11집 음반 <웨이킹 월드> 는 그야말로 '나윤선표 음반'이다. 웨이킹>
수록한 11곡 모두 새로 창작한 곡인데, 작사·작곡·편곡에 프로듀싱까지 그가 직접 다 했다고 한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만난 나윤선은 "처음이라 두려웠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 뒤, "내가 만든 곡들로만 채운 앨범을 10개쯤 더 만들어봐야 잘하게 되지 않을까"라며 쑥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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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재즈에 록·팝·포크 섞어
"탈장르적 시도 엿보여" 평가
재즈 가수 나윤선의 11집 음반 <웨이킹 월드>는 그야말로 ‘나윤선표 음반’이다. 수록한 11곡 모두 새로 창작한 곡인데, 작사·작곡·편곡에 프로듀싱까지 그가 직접 다 했다고 한다. 과거 음반에도 자작곡들을 담았지만 이렇게 앨범 전체를 자신의 곡으로 온전히 채운 건 처음이다. 실험이자 도전인 셈인데, 본격적인 ‘싱어송라이터 나윤선’으로 접어드는 이정표가 될 수도 있겠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만난 나윤선은 “처음이라 두려웠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 뒤, “내가 만든 곡들로만 채운 앨범을 10개쯤 더 만들어봐야 잘하게 되지 않을까”라며 쑥스러워했다.
음반 수록곡을 찬찬히 듣다 보면 나윤선의 다채로운 색깔에 귀를 쫑긋하게 된다. 독특한 풍미의 요리가 풍성하게 차려진 식탁에 앉은 느낌이랄까. 농익은 보컬은 레너드 코언처럼 나직이 읊조리는 창법을 구사하다가 톰 웨이츠의 창법처럼 거칠어지는가 하면, 때론 애니 해즐럼의 몽환적 분위기를 선보이며 종횡무진 활보한다.
도드라지는 보컬이 홀로 진군하지 않고 다양한 악기들의 짜임새 있는 행렬로 뒷받침된다는 점도 이 음반의 미덕이다. 바이올린과 첼로, 트럼펫과 플뤼겔호른, 피아노와 해먼드 오르간 등이 보컬이 빛을 발하도록 적재적소에서 든든히 지원한다. 특히 1집 앨범에서 함께 작업했던 프랑스 여성 관악 주자 에렐 베송의 트럼펫과 플뤼겔호른 연주가 여러 곡에서 상큼한 향신료 구실을 한다.
수록된 곡들은 재즈의 발성과 감성을 기본으로 삼되, 록과 팝을 섞고, 포크에 스페인풍 선율을 버무리는 등 장르를 넘나든다. 음반 배급사가 장르를 ‘재즈’로 분류하기까지 고심을 거듭했다는데, 그 이유를 짐작할 만하다. 김광현 <재즈피플> 편집장은 “전통적인 재즈 패턴에서 벗어나려는 탈장르적 시도가 엿보이는 음반”이라며 “나윤선표의 음악이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평했다.
그가 곡을 만드는 과정은 곡이 먼저요, 가사는 나중이다. 이번에도 어떤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으면 피아노와 기타를 활용해 하모니와 멜로디라인을 먼저 만들고 악기 편성 등 전체적인 곡의 짜임새를 마무리한 뒤에야 곡에 맞춰 가사를 썼다. 그는 “모든 음표 하나하나를 악보로 다 그렸다. 연주자들이 100% 내가 그린 악보대로 연주했다”고 설명했다. ‘엔드리스 데자뷔’란 곡은 녹음하는 스튜디오로 가는 택시 안에서야 가사를 썼다고 한다. 가사엔 팬데믹의 음울함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메시지들이 많다.
11집 앨범은 오는 28일 세계 3대 메이저 레이블인 워너뮤직그룹을 통해 시디(CD)와 엘피(LP), 음원으로 전세계에 동시에 발매한다. 전작인 10집부터 독일 재즈 레이블 악트(ACT)에서 미국 음반사로 바뀌었는데, 나윤선의 새로운 음악적 시도나 전반적인 ‘탈장르화’ 경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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