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수출 1조 달러 시대"..송영길 '탄압 발언' 논란

하혜빈 기자 2022. 1. 1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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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명 후보는 어제에 이어 오늘(12일)도 연이어 경제 관련 공약을 내놨습니다. 국민소득 5만 달러에 더해, '수출 1조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권에서 탄압받았다'고 말해 논란입니다. 관련 내용 하혜빈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1조 달러, 여러분, 감이 잡히시나요? 원화로 환산하면 무려 1,190조원이 넘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오늘 굵직한 경제 관련 공약을 들고 나왔습니다. 꾸준히 언급해왔던 국민 소득 5만 달러와 함께 수출액 1조 달러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이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수출 1조 달러, 국민소득 5만 달러, G5 시대 기반 마련. '산업 앞으로, 성장 제대로' 이재명이 하겠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이 대략 목표치의 65% 정도인 6천 445억 달러였다고 합니다. 이 후보, 목표 달성을 위한 총 7가지 세부적인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제조업 혁신하겠다 했고요, 재생에너지를 확충해 탄소 중립 산업도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또 국가가 앞으로 획기적으로 투자할 미래 산업 분야 10가지를 꼽아 발표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대한민국 미래 산업을 선도할 'Big 10 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봤더니 반도체, 2차 전지, 바이오헬스, 로봇, 그린에너지, 우주항공 등 대부분 첨단 산업, 혹은 미래 산업으로 분류될 만한 분야들이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산업을 키워 국민 소득 5만 달러 등 본인이 구상한 경제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어제에 이어 오늘도 임기 내 꼭 하겠다 라고 못 박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수출 1조 달러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장담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이번 코로나19 과정에서 오히려 수출 역량이 확대된 것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시장 개척을 통해서 연간 7.8% 정도의 수출 증가율을 확보하면 충분히 1조 달러를 이룰 수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이렇게 경제 대통령이 되기 위한 이 후보의 여정, 오늘 오후엔 국내 주요 대기업 회장단이 함께했습니다. 일명 "넥타이 풀고 이야기합시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 임원진이 이 후보와 비교적 편안한 차림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네요. 그런데 참석자 명단을 보니까요, 그 회사가 없습니다.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멸공' 해시태그 올렸다가 논란이 된 바로 그 회사.

참고로 신세계는 국내 재계 순위 10위입니다. 명색이 '10대 그룹 CEO 토크'인데, 재계 순위 10위 기업이 왜 없나.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쇼핑한 윤석열 후보 얼굴이 떠오르면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경총, '멸공' 논란과는 1도 관련이 없다며 일축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 (정치부회의와 통화) : 빠진 게 아니고요. 처음부터 없었어요. 왜냐면 경총 회장단 위주로 하는 거니까. 원래 신세계 저희 회장단 아니거든요. 윤석열 후보 저희 방문했을 때도 그때도 신세계는 없었습니다.]

어쨌든 국내 손꼽히는 기업 대표들과 함께 자리한 이 후보, 어떤 이야기 나눴을까요. 이 후보가 정책에 대해 가지고 있는 핵심 아이디어를 직접 설명했고, 우리 기업이 처한 위기는 무엇인지,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합니다.

이렇게 연일 유능한 이미지 강조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 역시 지지율 40%의 박스권에서 탈피하기 위한 전략일 겁니다. 더불어서, 민주당은 설 연휴 밥상 민심을 지지율 끌어올리기 위한 주요 변수로 보고 있습니다.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디지털대전환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상승세가 차곡차곡 지금 쌓여 가고 있는 관망세, 상승세 속에 관망세다라고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정을 전후해서 이 어떤 지금의 상승세가 어떠한 모양을 그리는지가 대선을 결정하는 굉장히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모두가 기다리는 이달 말 설 연휴. 과연 이 기간이 지지율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데요, 당 내에서도 갖은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제 의원총회 현장에서 갑자기 소환된 사람, 바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입니다. 다 같이 지난 2015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토론 영상을 시청했다는데요, 바로 이겁니다.

[폭스뉴스 앵커 (2015년 8월) : 트럼프 후보는 좋아하지 않는 여성들을 향해 뚱뚱한 돼지, 개, 속물, 역겨운 동물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트럼프/당시 미국 대통령 후보 (2015년 8월) : 로지 오도널에게만 그랬습니다. 솔직히 총체적으로 정치적 올바름, 'PC'을 가지거나 생각할 시간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큰 문제에 빠졌어요. 더 이상 중국, 멕시코에 이기지 못하고 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네거티브 공격이나 의혹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트럼프처럼 자신의 강점 혹은 공약에 대해 이야기하라는 뜻인 것 같죠. 이 후보, 소싯적 대중과의 소통 방식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지적 받은 적 있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해 11월 외신기자클럽 초청간담회에 참석해 직접 이렇게 말한 적도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해 11월) : 저는 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상 간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탑다운 방식으로 풀어보려고 시도한 것은 매우 유용했고 좋은 방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막상 동일선상에 놓이는 건 싫었나 봅니다. 이 후보, 어제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에 대해, "나와 외향성이 비슷할 수는 있지만 좀 많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이고, 사욕을 위해 정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트럼프식 리더십은 '갈라치기'라고도 말했죠.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까지 참고해가며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한창 애를 쓰고 있는 민주당. 그런데 정작 적은 내부에 있었던 걸까요? 송영길 당 대표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MBC '뉴스외전') : 이재명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에요. 거의 기소돼서 죽을뻔했잖아요. 장관을 했습니까, 국회의원을 했습니까? 문재인 정부,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출마한 것도 아닌데 계속 정권교체 이런 감정적 보복 심리에 의존하는 것은 국가 발전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즉각 당 내에서 반발이 나왔습니다. 김종민 의원, '누구나 한번은 실수할 수 있지만, 시간을 두고 반복되는 실언은 실수가 아니다'라면서 송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음성대역) : 도대체 이런 왜곡이 어디있나? 윤석열 후보나 국민의힘이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해 한 말이라고 해도 어처구니가 없을텐데 민주당 대표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그러면서 송 대표에게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냈던 윤영찬 의원도 SNS를 통해 "대통령님은 특정 누구를 탄압하는 성정이 아니시다"라고 했습니다.

[윤영찬/더불어민주당 의원 (음성대역/어제) : 문재인 정부에서 이재명 후보를 탄압했다는 송영길 대표님의 말씀 아연실색입니다. 내부를 분열시키는 이 같은 발언이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연실색, 뜻밖의 일에 얼굴빛이 변할 정도로 크게 놀랐다는 뜻입니다. 윤 의원, 아무래도 송 대표 발언에 크게 충격을 받은 듯합니다. 사실 송 대표, 그간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발목 부상을 입고도 나름대로 열심히 뛰었습니다. 꿀벌 머리띠도 쓰고, 전국 곳곳을 바쁘게 누비면서 지역 일정도 하루에 두 탕, 세 탕씩 뛰었습니다. 이 후보도 직접 송 대표 휠체어를 밀어주면서 끈끈한 브로맨스를 보여줬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옆집 대표님보다 훨씬 더 잘 한다면서, 그 노고를 공개적으로 추켜세우다 이런 해프닝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송영길 대표, 상임 선대위원장님의 발? 족발? 발목 투혼, 정말 응원합니다. 제가 발목이 갑자기 족발이라고 나와가지고 제가 당황했어요. 다른 데 비교하니 특히 너무 잘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박수 한 번 주십시오.]

이런 송 대표가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늘 강조해온 건 바로 원팀 정신. 오늘 아침에도 민주당 중앙위원회 회의에 화상으로 관련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죠. 그런데 원팀을 외치고 있는 송 대표 발언이 이렇게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논란이 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 전과를 감싸는가 하면, 윤석열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남편에게 반말을 했다'고 지적해 여러 차례 시끄러웠습니다.

[송영길/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12월) : (이재명 후보의) 음주는 물론 잘못했지만, 음주도 제보자 얘기를 들으러 뛰어가다가 (그랬다는데)…전과의 내용을 보더라도 공익적 활동을 위해서 뛰었던 내용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이재명 후보를 탄압했다… 이번 발언에 대한 논란도 꽤 오래 갈 걸로 보입니다. 여기에 당내 경선 당시 이 후보의 경쟁자이기도 했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오늘 쓴 소리를 얹었습니다.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도 좋지만, 사실과 다르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요.

[이낙연/더불어민주당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 : 적어도 민주당이라면 모든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취와 과오를 공정하게 인정하고, 그 바탕 위에서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 내에서 갈등과 봉합을 반복하고 있는 국민의힘 상황, 이제 민주당으로서 더 이상 강건너불구경 혹은 남의 집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의 톡 쏘는 한마디, 이렇게 정리합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잘 되면) 광폭행보와 (못 하면) 좌충우돌. 잘 되면은 차별하고 못 되면은 갈등인 거예요. 이것도. 민주당이라고 왜 갈등이 없겠어요. 그런데 이길 수 있으니까 참는 거거든요. 이렇게 막 되고 하면은 니 탓이요, 내 탓이요 또 나오는 거예요. 어디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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